'남산 위에 저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 민족 문화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예전엔 아기가 태어나면 금줄에 솔가지를 끼웠다. 또 결혼할 땐 솔잎으로 백년해로를 기약하고, 무덤가에는 소나무를 심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달랬다. 그뿐 아니라 목재로 쓰기도 하고, 송편을 해 먹기도 하고, 약'술'장식으로 쓰기도 했다. 소나무가 있으면 송이버섯도 캘 수 있다. 소나무는 솔잎에 따라 2개는 적송(소나무), 3개는 리기다소나무, 5개는 잣나무라고 부른다.
진짜 나무라고 해서 참나무는 도토리가 열려 숲 속 많은 동물에게 맛있는 양식을 제공해 준다. 사람들도 굶주리던 시절에는 도토리묵, 묵무침, 도토리전 등을 만들어 배를 채웠다. 종류가 6종이나 되는 참나무는 각각 개성이 다르다. 신갈나무는 옛날 잎을 짚신 바닥에 깔아 신었다고 해서 신갈나무라는 이름이 붙었고, 잎 뒷면에 하얀 털이 있는 떡갈나무는 잎으로 떡을 싸 놓으면 떡이 쉬 상하지 않고 오래간다고 해서 예로부터 떡 보관용으로 사용됐다. 상수리나무는 임금님 상에 올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임진왜란 중 선조가 피란을 갔을 때 상수리나무 열매로 묵을 쑤어 올렸는데 다시 대궐에 돌아온 뒤에도 선조가 그 맛을 못 잊어해 수라상에 올랐던 것. 또 굴참나무는 코르크층이 잘 발달된 수피를 가지고 있어 나무를 누르면 푹신푹신하고, 갈참나무는 깊은 수피 주름을 가지고 있으며, 졸참나무는 가장 작은 잎을 가진 졸병 참나무지만 가장 맛좋은 도토리를 맺는다.
그리고 옻나무는 자세히 주의해서 봐야 한다. 흔히 '옻 올랐다'라고 하는 나무로 수액이 독성을 가지고 있어 피부염에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옻나무 수액은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키지만 나무가 썩는 것을 방지해 가구에 칠할 때 쓰거나, 해독작용이 있어 삼계탕을 끓이는데 이용된다.
산에 가면 오리발 모양의 나뭇잎을 찾아보자. 이 나무의 잎을 조금만 떼어 냄새를 맡아보면 생강냄새가 나 생강나무라고 부르며, 열매로 기름을 짜서 동백기름처럼 머릿기름으로 쓰기도 해 산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다. 옛날에 산촌에서는 생강을 대신해 쓰기도 했다.
햐얀 꽃을 피우는 국수나무는 가는 나무줄기를 꺾어 철사로 줄기 안쪽의 내용물을 밀어내면 국수가 나오듯이 밀려나온다. 숲 가장자리에 자라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숲에 가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다래를 만날 수도 있다. 과일이 많지 않던 옛날에는 덜 익은 다래를 따서 쌀뒤주 속에 넣어 익혀 먹었다. 또 기묘한 모양의 다래덩굴은 가볍고, 땅을 짚을 때마다 '쿵쿵' 울림소리를 내기 때문에 특히 고승들이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산길을 다닐 '쿵쿵' 소리를 울려 짐승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렇듯 숲에서 자주 만나는 나무들은 우리 선조의 멋과 풍습이 담겨 있다. 숲에 가면 나무에 담긴 깊은 의미를 한번 느껴보자.
백승기(대구생명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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