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부 대의원 노조지부장 선거자금 마련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박차를 가하면서 연루자가 속속 사법처리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 대의원 가운데 일부가 차기 노조지부장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위 '채용 장사'를 한 브로커들이 붙잡히면서 이번 사건이 '부정 입사자-브로커-노조간부 또는 회사 직원'으로 연결되는 조직적·구조적인 비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검은 30일 "지난해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채용 과정에서 1인당 9천500만∼2억원 대의 금품을 받고 취업 청탁자들을 입사시킨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전 조직실장 임모(37)씨 등 노조간부 4명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중 취업 청탁자 11명으로부터 모두 1억9천만 원을 받은 대의원 조모(35)씨 등 2명은 오는 9월 치러지는 차기 광주공장 노조지부장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은 채용 청탁자 8명으로부터 모두 2억100만 원을 받고 노조 대의원에게 입사를 부탁한 브로커 이모(45·여)씨 등 브로커 2명도 구속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사람은 회사 측 1명(전 인력관리팀장), 브로커 3명, 노조 측 5명 등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이와 함께 수천만 원을 받고 취업 청탁자 4명을 취업시켜 준 전 노사협력팀장 최모(44)씨와 취업청탁자의 아버지로부터 금품을 받은 노조대의원 박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선처방침 이후 이날까지 자진신고한 사람은 부정입사자, 노조 간부, 브로커 등 3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자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금품수수 규모와 금품 거래자, 구속되거나 조사받고 있는 브로커 외에 다른 채용 브로커가 더 있는지 등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검 김상봉 차장검사는 이날 "입수한 외부추천인 명단 가운데 여러 명을 추천한 주요인사들에 대해 주목하고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차장검사는 "(추천인사의 경우) 단순 추측만으로는 범죄가 성립되지 않으며, 채용청탁 명단에 이름이 있다해도 금품을 받은 혐의가 확인되지 않으면 역시 범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생산계약직 직원 3∼5명 이상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시 고위공직자, 시 경제부서 계장, 광주시의원 등 5,6명이 수사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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