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에 있는 한 장애인 복지시설의 불법 운영 사실이 적발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조금을 받는 이 복지시설은 이사장의 친'인척을 직원으로 위장 취업시켜 임금을 챙기고, 시설 수용자들을 법인 농장에 부당 노동을 시키는가 하면, 공장에 취업한 수용자의 임금을 착복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어야 할 복지시설 운영자가 왜 심심찮게 나쁜 사람으로 드러나는지, 국민들은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불우이웃돕기의 총본산격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새회관 마련과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다. 모금회는 올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사상 처음 1천억 원을 돌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기업을 비롯한 각종 단체들과 무명의 개인 독지가들이 쾌척한 덕분이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시기에 나온 소식이라 국민들도 다소 훈훈함을 느꼈을 것이다.
○…모금회는 이 국민의 성금으로 먼저 불우이웃들에 대한 '2005년 행복한 설 보내기' 지원사업을 펼친다고 한다. 성금 121억 원을 책정해서 각종 사회복지시설을 비롯 여러 계층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 차상위계층 및 빈곤가정에는 긴급 생계비로 가구당 10만원과 쌀 등 생필품을 지원하고, 778곳의 사회복지시설 등에는 생필품, 명절행사비 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좋은 소식만 만들어내야 할 모금회가 말썽이 났으니 딱하지 않을 수 없다. 모금회는 서울 중구 정동에 6층짜리 건물을 260여억 원을 들여 구입, 이달 말 입주 예정으로 리모델링 중인데 거기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썼다고 해서 도마에 오른 것이다. 1998년 보건복지부가 모금회를 독립법인으로 설립하면서 내어준 법인 준비금을 회관 구입비로 사용하고 모자란 비용 40억 원을 대기업 2곳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웃을 돕겠다는 단체가 대기업 사옥 흉내내듯 큰 회관이 왜 필요하며, 이웃을 도우라고 준 돈을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 마땅한 일인가 하는 것이다. 그것도 사설 단체가 아닌 공공단체가. 조금 잘나간다면 잘나가는 티를 내고 대단한 기관인 것처럼 행세 하려는 한국병이 이웃돕기 부분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 해서 국민들은 씁쓸하다. 공동모금회의 뜻을 살리려면 회관은 빈민촌 판잣집이 차라리 어울린다는 생각은 왜 못할까.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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