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농구 드래프트서 선수 집단퇴장 소동

해외 동포 선수의 프로농구 드래프트 우선 지명에 반발한 대학졸업예정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드래프트 도중 집단으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열린 2005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재미동포 김효범(브라이언 김)이 울산 모비스에 지명되자 대학졸업예정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드래프트장을 빠져나갔다.

행사장을 나와 아래층 로비에 모여있던 선수들은 퇴장 이유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문 채 "선생님한테 물어보라"고만 되풀이했으나 해외동포 선수의 지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드래프트는 3순위 지명권을 받은 서울 SK가 역시 교포인 가드 한상웅을 지명한 뒤 KBL측의 정회 선포에 이어 오후 3시 45분 현재 중단되고 있다.

대학농구 관계자들은 드래프트가 실시되기 전 "아무 검증이 되지 않은 해외 선수를 데려오면 우리 선수들은 설 자리가 없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대학 선수 와 학부모는 이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최부영 경희대 감독은 "관련 규정을 바꿀 때 대학연맹측의 의견을 들어봤느냐"며 "이렇게 되면 어린 중.고교 선수들이 무슨 희망을 갖고 운동을 하겠느냐"고 흥분했다.

김춘수 한양대 감독은 "한국에서 한번도 뛰지 않은 선수를 드래프트에 나오게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이들 때문에 국내 선수 1-2명은 1라운드에 지명되지 못하는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희형 KBL 경기이사는 "보통 20명 정도만 뽑히는 것이 현실인데 2, 3순위에서 해외 동포가 뽑힌데 대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구단들이 선수들을 더 많이 선발해 준다면 무마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KBL은 각 구단에 지명되거나 선수 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는 해외 동포 선수를 올해부터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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