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가통계시스템 발전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통계가 노동'복지'교육'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정확성과 신뢰성, 다양성에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가 지방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는 통계가 없어 지방 기업가들로부터 귀동냥을 할 정도라니 기가 찬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가 발표한 각종 통계가 엉터리고 주먹구구라니 누구를 믿겠는가.
통계는 국가사회의 기초정보다. 기초 정보가 부실하니 정부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정책집행이 실기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초 체감 경기가 최악이라고 경제 주체들이 아우성을 쳤으나 경기지표는 괜찮다며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엉터리 통계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외적으로도 큰 손실을 가져온다.
지난 1999년 한일어업협상 때 복어 채낚기 어선 수와 어획량에 대해 우리 어민들의 주장과 정부 통계가 무려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어민들은 세금 문제로 어획량을 속였고 정부는 통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 작성을 게을리 한 결과다. 반면 일본은 우리의 어획량에 대한 자세한 통계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일본의 뜻대로 협상이 진행돼 우리 어획 할당량이 무려 30% 가까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주먹구구 통계'는 인구 100만 명당 통계 전문인력이 102명으로 전 세계 주요국가들 가운데 최소 수준이기 때문인 것으로 KDI는 분석했다. 또 통계 조직과 인력의 획기적인 확충 외에는 다른 개선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21세기는 정보화 시대다. 정보는 정확한 통계에서 나온다. 따라서 정확한 통계를 생산해 올바른 분석 능력을 갖춰야 국가 경쟁력이 향상된다. 통계 후진국은 결코 정보 선진국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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