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월 추위 '매출효자'…2월 추위는 '불청객'

"1월 추위는 매출증가를 가져온 '효자', 2월 추위는 설 대목 경기에 차질을 준 '불청객'."

올 들어 맹위를 떨친 강추위가 백화점·재래시장 등 유통업계를 웃기고 울렸다. 설 대목에 찾아온 이번 추위는 제수용품이나 설빔을 장만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을 뜸하게 만들고, 봄 신상품 판매에도 지장을 주는 등 업체들을 울상짓게 만들었다. 반면 지난달 찾아왔던 추위는 방한의류를 비롯한 난방용품 겨울식품 등의 매출 신장에 도움을 줬었다.

4일 대구백화점에 따르면 강추위 때문에 봄 신상품을 중심으로 여성의류 매출이 고전을 겪는 등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일부 브랜드를 중심으로 30∼50%를 봄상품으로 바꿨는데 갑작스런 추위로 매기가 실종됐다. 대백프라자점 4층 영캐주얼 매장 김영진 계장은 "1월 강추위는 모피, 코트, 내의류 등 겨울상품 매출신장으로 이어졌는데 이번 추위는 봄 신상품과 간절기 의류매출 부진을 낳고 있는 악재"라고 얘기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겨울 재고상품 행사를 긴급히 준비하는 등 설 대목잡기 전략을 대폭 수정 중이다. 이번 추위를 가장 탄 곳은 재래시장. 제수용품을 장만하려는 고객들로 붐벼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썰렁하다.

서문시장 경우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던 1일에는 평소보다 고객이 30~40%나 줄었다. 박병일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사무국장은 "제수용품과 의류 등의 점포에겐 설이 큰 대목인데 느닷없이 찾아온 추위 때문에 아직 대목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다행히 차차 날씨가 풀려 손님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위는 유통·택배업체들의 설 선물배송에도 차질을 주고 있다. 배송 직원들에게 점퍼와 장갑을 추가 지급하는 등 방한에 신경을 쏟고 있으나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 배송에 적지 않은 지장이 우려된다는 것. 선물 배달지원에 나선 한 백화점 직원은 "매서운 추위와 강한 바람 속에 선물을 들고 골목길을 누빌 때는 얼굴이 얼어붙는 느낌"이라며 "힘들게 찾아갔는데 고객이 없어 다시 선물을 들고 돌아올 때는 더욱 춥다"고 털어놨다.

추위가 계속될 경우 산지 반입물량 감소로 채소류 등의 가격이 올라 가계에도 부담을 줄 것 같다. 유통업계는 이번 강추위로 시금치 등 엽채류를 중심으로 채소가격이 20% 이상 올랐다며 추위가 제수용품 가격 인상을 부추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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