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가에서-라이오넬 카슨의 '고대 도서관의 역사'

도서관은 지식정보의 산실이다. 도서관이 지식 정보의 산실인 이유는 이곳이 인류 문화의 주요한 정보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서관의 역사를 추적하는 일은 곧 인류 역사의 근본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뉴욕대 명예교수이자 고대 문화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카슨의 작품은 동아시아의 도서관 정보가 없는 게 흠이지만 고대 인류가 남긴 문화의 흔적을 만끽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역경(易經)'계사전(繫辭傳)의 '하출도 낙출서 성인칙지(河出圖 洛出書 聖人則之)'에서 빌린 도서관은 단순히 고대 문화의 창고가 아니라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고대 이집트의 저력은 기하학자 유클리드, 물리학자 아르키메데스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을 배출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중국 전국(戰國)시대의 제(齊)나라가 강성한 것도 맹자와 순자 등을 배출한 학궁(學宮) 때문이었다.

나는 현재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도 도서관의 양과 질에서 찾는 사람이다. 인터넷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나라를 이끌 인재는 결국 도서관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도서관을 즐겨 찾지 않고, 한국의 도서관 수준도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한다. 문화 인프라 중 도서관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문화시민만이 선진국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매 학기 학생들에게 도서관 층수 늘리기 운동을 벌인다.

대부분 학생들이 전공 분야 외의 코너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눈과 손으로 각 층의 서가에 꽂힌 다양한 장르의 정보를 확인하는 순간, 한 줄기 빛이 어둠을 뚫고 들어온다. 그 빛은 한국의 미래이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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