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우라늄 출처, 파키스탄일 수도"

북한이 리비아에 6불화우라늄을 수출한 것 같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분석방법에 따라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파키스탄을 출처로 지목할 수도 있게 해 주는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3일자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는 미국의 과거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전례도 있기 때문에 이런 주장에는 극도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면서 이런 의미에서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계획 증거에 대해 제기된 한국과 중국의 의문은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가공 우라늄의 출처일지 모른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지난해 리비아가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한 직후 제출한 장비와 6불화 우라늄에 대한 검사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는데 뉴욕타임스는 2일 과학자들이 동위원소의 흔적을 조사하면서 무관한 나라들을 배제하는 방식을 통해 북한을 공급처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같은 날 리비아로부터 입수한 용기에서 북한산 플루토늄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WP는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들 재료에 대한 실험 결과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증거가 결정력이 없다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NYT가 말한 방식으로는 다른 우라늄 출처가 나올 가능성이 남게 될 뿐 아니라 북한에서 6불화우라늄으로 가공됐음을 보여 주지도 않으며 WP가 당초 보도한 것과 같은 플루토늄 실험 방식 역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독자적인 플루토늄 실험 결과를 IAEA에 통보하지 않았으며, 미국이 지난해 봄 문제의 시료를 채취한 동일한 용기를 대상으로 IAEA가 실험한 결과 플루토늄이 검출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문제의 용기는 원래 파키스탄에서 온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만일 용기에서 플루토늄의 존재가 밝혀진다면 그 용기가 북한에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겠지만 용기 속의 내용물이 어디서 온 것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파키스탄의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이 운영하는 핵물질 밀수조직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온 IAEA는 리비아가 보유한 우라늄의 출처로 파키스탄과 북한 양쪽을 지목하는 수많은 상충하는 정보를 수집했다.

이 밀수조직과 리비아의 핵개발계획을 조사 중인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시료를 채취해야 하는데 아무도 북한의 우라늄 시료를 갖고 있지 않다.

파키스탄 역시 자국의 6불화우라늄 시료 채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북한은 천연 우라늄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를 농축 이전 단계인 기체 상태의 6불화우라늄으로 가공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는 입증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정보 분석가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신문은 미국과 IAEA 조사관 중 일부는 북한이 설사 6불화우라늄을 만들었다 해도 그것을 리비아에 팔려고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이 이 물질을 파키스탄에 팔고 파키스탄이 다시 리비아에 팔았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다른 가설은 북한이 우라늄 원광을 파키스탄에 팔았고 파키스탄이 이것을 6불화우라늄으로 가공해 리비아에 팔았으리라는 것이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문제의 6불화우라늄이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물질이 북한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놀라운 것은 이 문제가 왜 하필 지금 다시 불거졌는가 하는 것이다.

동맹국들에 압력을 가해 북한에 강경책을 취하도록 하려는 목적에서 정보가 이용되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