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2006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운 채 이집트에 무릎을 꿇었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3위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전반 14분 수비라인이 일거에 허물어지며 에마드 압델나비에게 결승골을 헌납, 0-1로 패했다.
본프레레호는 이로써 지난 7월 출범 이후 6승5무3패를 기록했고 이집트와의 역대전적도 5승6무4패가 됐다.
대표팀은 새해들어 미국 전지훈련 평가전 2무1패에 이어 두번째 고배를 들며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오는 9일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를 코앞에 두고 수비 조직력 불안과 답답한 공격 패턴이라는 문제점을 노출한 한판이었다.
'평가와 실험'에 중점을 둔 경기였지만 미국 전훈부터 지적돼온 수비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미드필드에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공격 패턴 역시 늦고 단조로운데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유상철을 중앙수비수로, 이천수를 왼쪽 윙포워드로 깜짝 기용하는 3-4-3 포메이션으로 이집트와 맞섰다.
전반 6분 유상철의 맨마크 실책으로 1대 1 찬스를 허용할 뻔하며 위기감을 드리운 본프레레호는 개인기가 좋은 이집트의 공세에 허둥대다 이내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집트는 전반 14분 모하메드 아부트라이카가 한국의 미드필더진을 뚫고 공간패스를 찔러넣었고 박재홍-유상철-박동혁의 스리백 라인이 무너지자 이집트 스트라이커 압델나비는 슈팅 후 리바운드된 볼을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한국의 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전반 18분 김상식-이동국-김남일의 삼각패스 돌파로 공세의 포문을 열었으나 수비가 한발 앞서 차단했고 3분 뒤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접고 때린 왼발 슛도 수비수 몸에 맞고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한국은 28분 상대 공격수 암르 자키에게 다시 한번 돌파를 허용해 노마크 슈팅찬스를 내주는 등 전반 내내 수비라인의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전반 31분 정경호의 왼쪽 측면 돌파로 기회를 잡은 한국은 정경호가 내준 볼을 이동국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때렸으나 볼은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또 36분 이천수의 프리킥과 46분 박규선의 왼발 슛도 크로스바와 골포스트를 살짝 비껴갔다.
본프레레 감독은 후반 들어 이운재, 이동국, 유상철 대신 김용대, 조재진, 유경렬을 투입하고 후반 15분 이후 김상식, 정경호를 빼고 김두현, 남궁도를 잇따라 투입했으나 시원한 공격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9분 김남일의 공간 패스를 이천수가 받아 한발 치고 들어간 뒤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왼쪽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고 13분 정경호의 슛은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난 뒤였다.
한국은 후반 38분 조재진이 위협적인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노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간간이 이집트에 역습을 허용하면서 더 이상 공세를 펴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연합뉴스)
사진설명 :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 한국-이집트전에서 패배한 조재진이 고개숙인 채 아쉬워하는 동안 이집트 골키퍼 엘사이드(왼쪽)과 파티가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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