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기획특집으로 보도한 '재선충의 습격-해외 피해 현장을 가다'는 소나무 재선충 초기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생히 잘 보여 주었다.
중국은 10대 명승지의 하나인 황산(黃山)을 보호하기 위해 감염 지역에 폭 4㎞, 길이 100㎞에 이르는 무송(無松) 벨트를 만들고 360만 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냈다. '동양화'의 전범(典範)이라 일컬어지기까지 하는 황산의 자연 문화유산 보존과 관광 산업을 지속시키기 위해 과감한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초기 방제에 실패, 일부 사적지나 공원에만 소나무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1905년 재선충이 첫 발견됐을 때 손을 쓰지 못한 데다, 심각성을 알고 난 후엔 이미 실기를 해 백약이 무효였다.
재선충의 초기 예방이 이처럼 중요함에도 불구, 우리는 아직도 그 심각성을 절감 못 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역에선 올 들어 포항에서 처음 발견된 데 이어 경주 영천 구미 칠곡 청도 등 6개 시'군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대책은 지지부진하기만 하고 예찰도 미흡하기 짝이 없다. 특히 청도에서는 재선충 발생 면적을 축소, 보고했다가 전문가들의 재조사에서 피해 지역과 면적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초기 예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예산'기술상의 어려움도 있지만 국토 보존이란 총체적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효율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 산의 소나무 식생은 그동안 난개발과 수종 갱신 등으로 많이 없어져 생태학상 우점종(優占種)도 아니다. 식물군의 다양성이나 전통 문화의 전승 차원에서도 보호가 절실한 실정이다.
소나무 재선충 방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처럼 미적거리다가는 일본처럼 뒤늦게 후회하는 꼴을 당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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