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英정부 '돌리' 과학자 인간배아 복제연구 승인

영국 정부가 8일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안 윌무트 박사의 인간배아 복제 연구를 승인했다.

윌무트 박사는 에든버러의 로슬린연구소 동료와 함께 지난해 9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운동신경원성질환(MND)의 발병메커니즘 규명과 효과적인 치료책 연구를 위해 인간배아를 복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인간수정태생국(HFEA)에 요청했다.

HFEA는 연구허용 신청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1996년 포유류 최초의 체세포 복제동물인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연구진의 인간배아 복제 연구를 허용했다.

윌무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에 따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의학연구용 인간배아 복제 연구를 하게 됐다.

앞서 뉴캐슬대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같은 질병 치료용 줄기세포를 얻으려는 인간배아 복제를 신청,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승인받은 바 있다.

기존의 인간배아 복제 연구는 손상된 인체의 일부나 장기를 치료할 건강한 세포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윌무트 박사의 연구는 처음부터 질병을 가진 인간배아를 복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윌무트 박사는 루게릭병 환자로부터 이 병의 발병인자를 가진 배아를 복제하고 성장과정을 지켜봄으로써 발병 메커니즘과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윌무트 박사는 "이런 방법을 통해 루게릭병이 어떻게 발병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세포의 성장 과정에 신약을 실험함으로써 치료법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게릭병은 뇌로부터 근육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손상돼 근육 약화 -경련-마비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신경계 질환으로 환자의 절반은 보통 3년 안 에 사망한다. 현재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7만여명이 이 병을 앓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2년 이래 허가를 조건으로 의학연구용 인간배아 복제를 허 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기를 낳기 위한 생식용 인간배아 복제는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종교계 등 일부에서는 의학연구용 인간배아 복제도 생명을 파괴하는 비도덕적 범죄행위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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