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경매법정 달라진 풍속도

꾼들은 줄었고 초짜가 8할

설 연휴 하루 전날인 7일 오전 11시 대구지법 경매법정. 설 대목과는 상관없이 자신에게 맞는 매물을 찾아 낙찰받으려는 사람들이 연신 바쁘게 움직였다.

설이 끼인 주이지만 평소처럼 법정 밖 복도까지 발디딜 틈 없이 꽉 차있었다.

◇법정 분위기

초보자들이 크게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법원관계자들은 요즘 법정에 나오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500여 명 되는데 이중 전문 경매꾼들은 20~30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컨설팅업자나 브로커들이 40~50명, 나머지는 초보자들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70~80%를 초보자들이 차지한다는 얘기다.

분위기 과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한 달에 15~18일 정도 경매가 열리는데 하루 보통 150건 정도 경매 물건이 나와 이중 3분의 1 이상이 낙찰된다.

오전 10시에 개정하면 11시까지 물건 내역 공고를 볼 수 있고 11시10분 입찰서를 마감한다.

대체로 오후 1~2시쯤 낙찰자가 결정되고 업무가 끝이 난다.

물건이 많으면 오후에 하는 경매도 간혹 있다.

지난해부터 대구지법은 경매 물건이 크게 늘어나면서 담당계를 14계에서 16계로 늘리고 올해부터 우편으로 접수받는 기간 입찰제도 시행했다.

◇붐비는 이유

아파트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상승하는데 비해 경매 물건은 잘 택하기만 하면 싼 가격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경매시장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대천, 강창, 죽곡 개발지구 토지 보상금을 받은 지주들의 대토 수요가 늘어나면서 달성지역 땅값이 오르자 시가보다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 경매 부동산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경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요인도 크다.

◇시장 동향

아파트보다 달성지역의 토지, 임야, 대구와 가까운 영천이나 포항 인근 지역의 토지, 임야 가격이 많이 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금액을 따지지 않고 낙찰이 이뤄진다.

아파트의 경우 응찰자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유찰되는 경우가 그만큼 줄어들었음을 방증한다.

실제 지난달 실시된 경매에서 수성구 만촌동 ㅅ아파트(24평형)는 감정가 8천500만 원짜리가 1억3천800만 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60명이나 붙었다.

취득세 등록세 등 제반 소유권 이전 비용을 감안하면 1억5천만 원 정도로 시세와 별다를 게 없는 가격이다.

◇유의할 점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과 '묻지마 투자'는 절대 금물. 권영완 대구지법 민사집행과장은 "손해를 본 사람들은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경매에 대한 허상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차인이 있는 경우 권리 행사에 제약이 따르는 수가 많다.

권리분석을 세밀하게 하고 투자 가치를 확실히 파악해야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흠'이 많은 물건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길이지만 초보자에게는 위험 부담이 크다.

◇경매 절차

△경매신청 및 경매개시결정=채권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경매개시를 결정해 목적부동산을 압류하고 관할 등기소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를 하며 경매개시결정 정본을 채무자에게 송달한다.

△배당요구 종기결정 및 공고=배당요구의 종기는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압류의 효력이 생긴 때부터 1주일 내에 결정한다.

△매각 실시=부동산의 현상, 점유관계, 차임 또는 보증금의 액수, 기타 현황을 조사해 감정인에게 부동산을 평가하고 그 평가액을 참작해 최저매각가격(최저입찰가격)을 정한 뒤 매각 결정기일을 공고한다.

집행관은 미리 지정된 장소에서 매각을 실시, 최고가매수신고인 및 차순위 매수신고인을 정한다.

△배당절차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면 법원은 배당기일을 정해 이해관계인과 배당을 요구한 채권자에게 통지, 배당을 한다.

△소유권이전등기 등의 촉탁, 부동산 인도명령=매수인은 매각허가결정이 선고된 후에는 매각부동산의 관리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대금 완납 후에는 인도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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