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개비는 열심히…일자리는 생색만

주부 이모(51·달서구 성당동)씨는 지난해 10월 생활정보지를 보고 한 직업소개소에 6만 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했다. 파출부, 주방보조 등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이 소개소는 "회원으로 등록만 하면 6개월간 일자리를 보장해주겠다"고 했다.

그후 이씨가 일자리를 소개받은 것은 지금까지 보름치 정도. 이씨는 경기가 어려워 자신에게 일감이 적게 들어온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다고 하던 이 소개소는 계속해 신규 회원을 받고 있었다.

이씨는 "겨우 생색내기로 일감을 주면서 대책 없이 신규회원을 받는 것은 소개비만 챙기려는 속셈"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대구시내 등록 직업소개소는 모두 370여 곳. 한 구청 관계자는 "사무실과 전문대졸 이상 학력의 상담원만 두면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2, 3년 전부터 우후죽순 격으로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당 경쟁 속에 경기 침체로 일자리까지 줄어들면서 이들 소개소들이 회원들에게 일자리를 제대로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한 직업소개소 관계자는 "일거리가 대폭 줄어드는 바람에 하루 5~7명 정도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밖에 없다"며 "회원의 5~10% 정도만 알선하는 셈"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가입비도 월 2만, 3만 원에서 최근에는 1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고, 문을 닫는 업소들도 많아졌다. 구청 관계자는 "유료 직업소개소는 월 3만 원 이상 가입비를 받을 경우 처벌할 수 있지만 운영에 대해서는 마땅한 제재규정이 없다"라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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