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가에 '투 가이'로 불리는 친형제가 있다.
권기식(權起植·44)·보근(甫根·33)씨.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열린우리당의 녹을 먹고 있다
한나라당 일색의 지역 정서로 보면 '변종'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기식씨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의 보좌관으로, 보근씨는 당 정책실 부장으로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정치적 자문을 주고받는 동지적 관계이기도 하다.
대륜고-경북대 사범대 81학번인 기식씨는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 국장으로 4년 10개월을 근무했다.
자칭 'DJ맨'인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대구·경북에 대한 짝사랑을 곁에서 묵묵히 지켜봤다고 한다.
이후 한양대 국제대학원 연구부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 의형제인 문 의원의 권유로 국회에 입성했다.
영남고-경북대 경제학과 94학번인 보근씨는 나이에 비해 굵직한 정치이력을 쌓았다.
16대 시절 이만섭 국회의장의 공보비서와 이강철(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씨의 보좌역으로 있다가 당에 들어왔다.
국회의장과 정권 실세에게 정치를 배웠다는 점에서 권력의 부침과 속성을 일찍 배운 셈이다.
기식·보근씨는 싹쓸이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해 냉소적이다.
이들은 "대구가 1인당 지역 내 생산액이 801만 원에 불과해 전국 16개 시·도 중 꼴찌이고 GRDP 순위가 13년째 최하위인데도 지역 의원 중 책임지는 이가 없더라"고 혀를 찼다.
두 사람은 대구·경북의 변화도 호소했다.
기식씨는 "박정희·김대중 대통령을 모두 인정하는 것이 참된 역사"라며 "역사의 공을 산업화 세력이 독식하거나 민주화 세력이 차지하려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
양쪽의 화합만이 사회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고언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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