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명절에 나눈 대화

명절은 참 좋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서 좋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다양한 직업군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어김없이 경제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젯거리이며 그런 토론의 장이 형성 될 수 있어 더욱 좋다.

대기업 사원은 대기업 사원대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각자의 직업과 지위와 나이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은 더욱 흥미롭다.

그 중에서도 올 설에 최고의 관심거리와 토론의 주제는 최근 민주노총 사태였다.

기아자동차노조의 인사비리와 유사한 비리들이 다른 대기업노조에 무수할 것이라는 점을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상상했고,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의 모습이 한국의 정치사에서 흔하고 지겹도록 보아 온 것과 동일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면서 모두 씁쓰레한 뒷 감정을 가지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가족들의 상상이 지나친 것일까? 혹은 최근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의 모습이 국회의 모습과 그 내용이 다르다고 설득할 수 있을까? 씁쓰레한 뒷 감정의 실체는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집단이 민주노총이라는 여론에 일정 부분 동의하는 평범한 보통 시민들의 가슴속 한편에는 적어도 민주노총은 도덕적일 것이라는 혹는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감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도덕 불감증의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시민에게 있어 민주노총에 기대하고 있는 도덕성은 늘 흔들리는 일상의 창의 역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민주노총의 도덕성은 스스로가 표방한 조직적 정체성이었기 때문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모든 책임 또한 민주노총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서공동체FM방송국 대표 정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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