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지방은행을 가다-(7)세계 금융의 중심지 런던

영국 런던은 미국 뉴욕에 이어 세계 2위의 금융시장이다.

1980년대 보수당 대처 정부 시절 금융분야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합병 등으로 '빅뱅'이 일어난 후 외국 금융자본이 진출, 국제금융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는 금융지구로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런던에서 가장 황폐한 땅 중 하나였으나 현재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카나리워프의 121만㎡ 땅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인 씨티은행을 비롯해 HSBC, 바클레이스은행 건물들이 솟아있다.

씨티그룹의 경우 유럽 금융본부를 2002년 프랑크푸르트에 설치했다가 1년여 만에 다시 런던으로 옮기기도 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리먼 브러더스, CSFB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도 이곳에 유럽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카나리워프에 있는 금융인은 런던 전체 금융인구(30만8000명)의 5분의 1, 영국 전체 금융인구(109만 명)의 16분의 1인 6만여 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금융을 주무르고 있다.

유럽의 단일통화 결정 당시인 1999년 말만 해도 런던이 금융 중심지 지위를 잃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런던은 되려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런던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증권거래대금이 유럽 경제중심지를 자처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시장의 4배나 되는 것을 비롯해 경쟁지인 프랑스 파리, 스위스 취리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을 압도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시장을 합한 미국 거래대금의 절반 수준으로 늘어났다.

특히 외환거래시장 분야는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영국 외환시장의 외환 및 환 관련 파생상품 거래량 규모는 세계 시장의 35.6%로 미국 20.8%%, 일본 6.1% 등을 크게 앞섰다.

(표 참조) 헤지펀드 부문에서도 미국에 이어 2위(세계 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 헤지펀드 자금의 70%인 1천540억 파운드가 런던을 통해 세계 각지에 투자, 관리되고 있다.

런던 금융시장에는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 전 세계 외국계 은행 300여 개가 진출해 있고 외국계 기업 419개가 상장되어 있다.

런던 금융시장이 세계 금융시장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20여 년간에 걸쳐 구축된 경제적·제도적 인프라 덕분이다.

영국인들은 관습법에 따라 큰 원칙을 정하고 상식선에서 현안을 판단하는데 금융과 관련된 규제 정책이나 규정은 모두 공개되고 이와 연관된 행정 절차는 투명하게 진행된다.

로비 대신 관련법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금융업을 운영하면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어 외국 자본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

'오늘 돈을 들고 영국에 가면 내일부터 금융업을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지원제도도 잘 돼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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