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원로인 임권택(71) 감독이 1
2일 제55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임 감독은 이날 베를린 필름 팔라스트에서 디터 코슬릭 베를린 영화제 조직위원
장으로부터 "오랜 세월에 걸친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 나아가 세계 영화
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명예 황금곰상을 받았다.
코슬릭 조직위원장은 "임 감독은 작품의 수나 그 주제와 소재의 다양성 면에서
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존재이며, 영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개인의 영화 인생을 영화제 측이 평가해줬을 뿐아니라 한국 영화가
세계적 수준에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생각돼 매우 기쁘다"면서 "한국 영화를 만들
어왔던 모든 영화인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임감독은 "데뷔 후 10여년 동안 할리우드 영화를
모방한 오락영화를 양상했던 것을 반성한 뒤 내가 직간접으로 체험했던 삶의 이야기
를 거짓 없이 진솔하게 영화에 담고자 노력했던 일이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권영민 주독대사와 영화진흥공사, 베를린 영화제 조직위가 공동 주최
한 축하 리셉션장에는 각국 영화인들과 영화학도, 외교관 등 2백여명이 참석해 잇
따라 질문을 던지며 임 감독의 영화에 관심을 표명했다.
베를린 영화제 측은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상영한 '춘향뎐'을 비롯해 임감독의
대표적 작품 7편을 '특별회고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특별 회고전은 영화제측이 영화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거장 감독들의 작품을 대
상으로 비정규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또 영화제는 오는 20일 끝나지만 '만다라', '길소뜸', '왕십리', '서편제', '축
제' 등 20편이 내달 말까지 베를린 아르제날 극장에서 계속 특별 상영돼 독일 관객
들에게 임 감독의 영화 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한편 지난해 김기덕 감독이 '사마리아'로 감독상(은곰상)을 받았던 베를린 영화
제에 올해에는 경쟁부문 본선에 오른 한국 영화가 없으나 박철수 감독의 '녹색의자'
등 4편이 비경쟁 부문에 초대됐다.
또 비공식 프로그램으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여성의 문제를 다룬 한원상 감독
의 다큐멘터리 '내 청춘을 돌려다오'가 상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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