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우림 청담씨어터에서 막을 올린 연극'여배우 시리즈' 제1탄 윤석화의 '위트'에는 낯선 이름의 배우 한 명이 출연한다.
윤정자. 프로그램에 적힌 생소한 이름 밑엔 뉴욕 부스 메모리얼 병원 마취과 의사라는 프로필이 적혀있다.
의사가 생뚱맞게 이 작품에 출연하다니? 막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스태프 외에는 아무도 몰랐던 그는 다름 아닌 윤석화씨의 친언니였다.
13일 극장에서 만난 윤정자씨는 "혹시라도 동생 연극에 누가 될까봐 많이 고민했다"고 하면서 "아직 주위 친구들에게도 연극 출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동생 석화씨는 "혹시라도 언니가 출연한다는 것이 작품 외적인 홍보전략으로 비쳐질까 싶어 일부러 막을 올리기 전까지 비밀로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자씨는 이미 예순을 넘긴 나이. 석화씨와는 12살 차이가 나는 띠 동갑. 1남6녀 중 정자씨가 둘째, 석화씨는 막내다.
"국민학교 때 제게 영화를 처음 보여준 것도 언니였고, 돈가스를 처음 사준 것도, 피겨 스케이트 아이스쇼를 보여준 것도 언니였어요. 어려서부터 제겐 엄마나 다름없었죠." 이화여대 의대 출신인 정자씨는 1969년 미국으로 건너가 40년 가까이 미국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 출연하게 된 것은 정말 뜻밖이었다고 했다.
"석화를 (저는) 꼬마라고 불러요. 제가 엄마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런 동생이 어느날 전화를 해서 (연극 출연을) 부탁하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부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니가 40년간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 나온 건 다섯 번 정도밖에 안 될거예요.
워낙 그곳에서 일도 많고…연극을 하려면 최소 몇 달은 여기 있어야 하는데 언니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거예요." 정자씨가 맡은 극중 역할은 주인공 비비안 베어링(윤석화)의 영문학 지도교수인애쉬포드 교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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