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다고 하지만 여전히 신용불량자는 넘쳐난다. 그것도 20대와 30대가 전체 신용불량자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상황이다. 경제활동의 주체가 돼야 할 젊은이들이 신용불량이라는 늪에 빠진 데는 경제적인 이유 외에 경제교육 부재라는 교육적 요소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어려서부터 학교나 가정 어디서든 적절한 금융'경제교육을 받았다면 경제활동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굳이 부정적인 측면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경제교육은 오늘날 청소년들이 반드시 받아야 할 필수불가결한 과목으로 꼽힌다. 세계나 국가 경제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어렵다
경제 문제를 이야기하려 들면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우선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그저 용돈을 주고 아껴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라고 하는 정도일 뿐 국가 경제는커녕 가계에 대한 설명도 변변히 해주기가 어렵다는 것.
학교 경제교육의 부족도 한몫한다. 교사들은 이론 위주 교실 수업, 부족한 교육 자료 등 지금의 여건에서는 복잡한 경제 현상을 실감나게 가르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호소한다. 교육과정 자체가 경제교육의 비중을 낮게 잡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정이 이러니 학생들은 경제를 당연히 어려운 것으로 여긴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경제인데도 이해는커녕 실감조차 못 하고 있다. 한동안 경제교육과 관련된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끼면서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잠시에 그쳤다. 이는 결국 가정과 학교 어디서도 경제를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쉽다
신문 기사만큼 좋은 경제교육 재료는 거의 없다. 이론 중심의 교과서는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현실을 따라잡기 힘들다. 반면 신문은 언제나 살아 있는 현실을 반영하면서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던져준다. 이론적으로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신문 기사에 나타난 실물 경제, 현실 경제의 틀로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다.
문제는 신문의 경제 기사도 학부모나 학생들에겐 어렵다는 점이다. 용어부터 생소하다 보니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꼼꼼히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각종 통계도 부담스럽다. 꾸준히 읽지 않으면 흐름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경제면을 외면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는 신문활용의 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꾸어갈 수 있다. 일단 경제 기사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신문에 나온 사진 가운데 갖고 싶은 물건을 고르고 스스로 값 매겨보기, 신제품 기사 광고 카피 만들기, 모르는 용어를 동그라미 치거나 오려둔 뒤 인터넷으로 검색하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경제 용어 스크랩은 한 번에 하나씩 꾸준히 모아나가면 나중에 훌륭한 경제 교육 교재가 된다.
백화점 세일 기사나 신제품 소개 기사 등 쉬운 기사부터 읽으면서 경제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신문에 실린 물가나 경제 수치 등을 보면서 집에 있는 물건들의 구입가와 현재 가치, 바꿀 때의 비용 등을 짐작해보는 것도 좋다. 신문 기사와 실물 경제를 연결시켜 생각하는 습관이 들면 경제 교육에 대한 흥미는 급격히 높아진다.
창업 관련 지면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불경기를 이겨내는 업종이나 창업 아이템, 운영 노하우 등은 학생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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