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무야 나무야-대구의 습지

우리가 알고 있는 대구는 삭막하고 대기 오염과 수질 오염이 많으며, 쾌적함을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또한 과거 페놀사건을 비롯해 섬유공단으로 인한 공해 피해가 전국에서 가장 극심한 곳이며, 금호강 주위에 들어선 공단들이 낙동강을 오염시키는 주범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대구에 과연 습지가 있을 것인가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구가 전국적으로 수질오염이 가장 심한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과연 습지가 존재할 것인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습지는 생태계의 보고라고 알려져 있지만 대구에는 습지가 생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는 하천이 별로 없다. 하천 직강화와 콘크리트 제방 설치, 하천 복개 등으로 단순히 물의 이동통로 구실밖에 할 수 없는 하천이 전체의 74.9%(27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의 습지는 달성습지, 안심습지, 동화천 등이 있다. 이곳은 도심지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도 아직 오염 정도가 덜해 각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살아 움직이는 곳이다. 때문에 각종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환경교육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 중 '달성습지'는 낙동강, 금호강, 진천천이 합수하는 생태적 민감 지역으로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면서 강물의 흐름이 느려지면서 각종 퇴적물이 강바닥에 쌓여 하중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큰기러기, 큰고니, 흑두루미 등의 각종 보호종이 찾아오는 곳으로 보전이 필요한 장소이다.

'동화천'은 팔공산에서 발원하여 금호강으로 유입하는 지류의 성격을 띤 하천으로 현재 하천을 따라 습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각종 도로 공사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예전처럼 넓은 범위의 습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적 하천 유지를 위한 보호가 시급한 곳이다. 동화천은 대구에서 팔공산과 앞산을 이어주는 하나의 생태축으로서 대구의 생태계 복원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안심습지'는 금호강이 흘러서 대구로 유입하는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자라풀, 노랑어리연꽃 등의 희귀식물들과 원앙, 고니, 가창오리 등의 희귀 조류들이 서식하는 살아 있는 자연학습원이다. 현재의 안심습지는 금호강의 홍수를 대비해 만든 인공제방에 의해서 형성된 인공소택지이지만 원래는 제방 바깥부분에 넓게 퍼져 있는 지역을 말한다.

이제 봄이 머지 않았다. 봄이 되면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대구의 습지를 찾아 자연의 생명력을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하면 대구의 환경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질 것이다.

신현탁(대구생명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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