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높은 자리를 좇는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듯이, 그런 사람들은 수단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면서 쾌감과 성취감에 젖기도 한다.
그런?그게 문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대개 물러날 때를 내다보지 않는다.
'추락의 섭리'를 모르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정치인들은 흔히 자기의 주장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면서 대중을 앞세워 실제로는 '얼굴 가리고 나서기' 일쑤다.
게다가 자기 허물 발견에는 지극히 인색하다.
발견했더라도 애써 감추려 한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권력이 과연 오래 간 적이 있었던가.
그러잖아도 '권력은 달아오른 난롯불 같다'고 했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자신이 타버리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추위에 떨게 되기 때문이다.
그게 권력의 함정이요 모순인지 모른다.
타지 않으면서 춥지도 않으려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상책이라는 점은 말할 나위 없으나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의 원인은 복합적이겠지만, 권력 구조와 그 속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까. 앞에서 언급한 대로, 물러날 때를 내다보지 않고 '추락의 섭리'를 깨닫지 못하는 '막무가내'식 권력 추구엔 분명 문제가 있다.
남의 허물만 탓하고 자신의 허물은 애써 감추려는 사람들, 권력이라는 난롯불에 마냥 가까이 다가가려는 자세 역시 그렇다.
더구나 그런 사람들끼리 다투는가 하면, 그 반대편 사람들과도 수시로 부딪치기 때문에 세상은 어지럽고 시끄러울 수밖에 없어진다.
관점에 따라 다를지 몰라도, 정치인들이 나라를 움직이는 원동력인지는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선량'인 그들의 손에 의해 이끌려 가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일으키는 파행적인 분열과 갈등은 국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급기야 하부구조를 극심한 분열로 몰고 가 갈등과 반목을 증폭시키고 있기도 하다.
인간 세상에 분열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정도가 문제다.
지난날 우리 사회는 분열됐더라도 수습할 수 있는 처방이 있지 않았나 싶다.
유교적 전통의식이 그것이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선비정신'이 완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웬 케케 낡은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오늘의 세태에 비춰보더라도 결코 낡은 소리만은 아닐 게다.
선비는 '학식이 있으나 벼슬길에 오르지 않은 사람' '어질고 순한 사람'을 일컫는다.
아무튼 '풍류정신'에 뿌리를 둔 '선비정신'은 격이 높았다.
그윽한 정신세계에서 물질을 탐하지 않았으며, 권세에 연연하지 않았다.
양심과 지조를 지키고, 가난해도 체면을 알았으며, 인간의 존엄성을 받들었다.
그러나 오늘의 세태는 아무래도 그런 '고결한 정신'과는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유교적인 전통에 모순이나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렇더라도, 일반에까지 선비정신이 파고들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게 하는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불러일으켰음은 자명하다.
이제 정치권·권력층 등 지도층 인사들부터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 교육도, 가정도 달라져야 한다.
성숙한 인성과 합리적 시민의식 갖추기는, 위아래를 막론하고, 소중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그 실현은 윗물부터 맑아지는 가운데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학교 교육'의 정상화는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여론이 들끓기만 하면, 바뀌는 교육으로는 암담하다.
멀리 내다보면서 국가 경쟁력으로 나아가는 '백년대계'여야만 한다.
공동체의 최소단위이자 마지막 보루인 가정의 환경, 어른들이 구성하는 사회의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정 교육'과 '사회 교육'도 그에 부응할 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해외 유학 열풍과 '기러기 아빠', 이민 행렬이 말하듯이 우리의 교육 현실은 실로 딱하다.
가정 해체도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다.
특히 일부 무모하고 이기적인 정치인들과 사명감을 저버린 엘리트 관료들이 이끌어 가는 우리 사회의 환경은 혼탁과 부조리로 얼룩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이 일그러지고 뒤틀린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길, 서둘러 키워야 할 덕목은 바로 '선비정신'의 회복과 현대적 계승이 아닐는지….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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