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다.
노인들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농촌 노인들에게도 휴대폰이 꽤 많이 보급됐다
이동통신회사도 노인들을 겨냥한 '실버폰' 등 상품을 내놓고 있다.
노인들이 휴대폰을 갖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사연들도 많다.
지난달 11일 오전 문경시 문경읍 각서 1리 마을회관에서는 대동계(大同契)가 열렸다.
참석자는 모두 60~80대 노인 60여 명. 이날 대동계의 안건은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는 문제. 그러나 회의 도중 노인들의 주머니에서는 연신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휴대전화를 들고 회의실 밖으로 황급히 나가는 노인들도 잇따랐다.
단음벨에서부터 64화음 최신 유행가에 이르기까지 전화벨 소리도 각양각색이었다.
대부분 자녀로부터 걸려오는 안부 전화였지만, 이상 야릇한 목소리의 아가씨 전화도 걸려와 노인들의 박장대소로 이어졌다.
국중채(70)씨는 "휴대폰을 갖고 다니는 일이 매우 귀찮은데 자녀가 구입해 줘 어쩔 수 없이 목에 걸고 다닌다"고 말했다.
김홍섭(65)씨는 "깜빡 집에 놓고 나올 경우 돌아가 꼭 챙길 만큼 휴대폰은 필수품이 됐다"며 "때로 논에 빠뜨려 고장도 냈지만 통화가 안되면 자식들이 걱정을 해 이내 수리해 쓴 적이 있다"고 했다.
김씨는 "휴대폰 요금은 외지에 사는 자녀가 내주고 있는데다, 난 전화를 받기만 할 뿐 거는 경우는 거의 없어 요금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음란 및 광고 전화에 속아 요금 바가지도 썼지만, 이제는 요령도 생겼다.
금복이(68)씨는 "처음 휴대폰을 가졌을 때 야릇한 전화가 걸려오면 멋모르고 통화를 했고 상품권·여행권에 당첨 됐다는 전화에 속아 한 달 전화비가 10만 원을 훌쩍 넘긴 경우도 있었지만, 이젠 이 같은 전화가 오면 곧바로 끊어 버린다"며 웃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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