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경련, 이건희 회장 고사로 새 회장 추대키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차기 회장 추대 고사를 받아들여 새 회장을 물색기로 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오후 서울 한남동의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을 찾아 이 회장에게 차기 회장을 맡아줄 것을 다시 설득했으나 이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고사함에 따라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1, 2일 내로 강신호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고문 2, 3명과 부회장 등 7명으로 '추천위원회'를 구성, 가능하면 이번 주 안에 새 전경련 회장을 추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 차기회장 추대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명관 상근부회장은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는 부회장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나 회장단 이외에 인사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강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전혀 거론이 안 됐으며 누구를 추대할 것인가는 추천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승지원 모임에 참석한 부회장들로부터 내달 23일 총회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누가 추대되든 추천위원회 결정에 따른다는 양해를 받았으며 참석하지 않은 인사 중에서 추대되면 사전에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는 강 회장과 현 부회장 이외에 조석래 효성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등과 전경련 고문인 김준성 이수화학 명예회장 등 7명이 참석했으며 삼성에서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의 '삼고초려'에 대해 "일반적으로 폐암치료 후 5년 내 재발하지 않으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과로나 스트레스가 없는 정상적인 조건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보장할 수 없다는 주치의의 충고가 있는 만큼 양해를 구한다"고 고사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삼성 회장으로서 전경련 회장이 됐을 때 재계 단합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고 전경련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확답을 할 수 없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그러나 "앞으로 전경련 회장이 누가 되든 실질적이고 적극적으로 전경련의 모든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고 현 부회장은 전했다.

한편, 이 회장 카드가 폐기됨에 따라 작년 10월부터 사퇴의사를 밝혀온 강 회장의 연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강 회장은 80세를 바라보는 고령을 이유로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으나 10일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추천위원회가 차기회장 추대에 난항을 겪을 경우 본인의 사퇴 의지와 관계 없이 연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작년에 손길승 전 회장의 잔여임기 1년을 맡은 강 회장은 '약세 회장'이라는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경련을 맡아 검찰의 기업인에 대한 불법정치자금수사로 위기에 내몰린 전경련을 무난하게 이끌어 왔고 소외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재계의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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