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아메리카 '이과수 폭포'

신이 만든 절경

'신이 만든 절경'으로 빅토리아, 나이애가라와 함께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1월 29일. 30년 별러 이(李)씨 집 과수원에 간다는 동행인의 농담을 들으며 남아메리카의 심장부에 숨어 있는 폭포를 찾아 떠났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온 길손의 먼 행로를 알았던 탓일까? 해가 떠 있는 시간 내내, 국경을 접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쪽에서 모두 보는 행운을 누렸다.

40℃에 육박하는 한여름의 태양이 뭉게구름을 뒷그림으로 하늘에 가득한데 그 아래는 천지를 울리는 굉음만 존재하는 폭포가 있었다. 외부와 연결하는 통로는 손에 잡힐 듯 가라앉은 무지개뿐이었다.

이과수폭포는 브라질'아르헨티나 양국이 지정한 이과수국립공원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국립공원은 유네스코가 1986년 지정한 인류자연유산. 폭포까지는 양국 모두 공원 입구에서 차와 기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이과수폭포에는 275개의 크고 작은 물줄기가 흩어져 있다. 270개는 아르헨티나 것이고 5개만이 브라질 소유로 모두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폭포의 전체 폭은 4천여m. 낙차는 최고 80m, 평균 70m.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3천여t의 물이 흘러내린다.

이과수는 원주민인 파라과이 과리니 인디오의 언어다. 우리 말로 풀면 큰(과수)물(이). 이과수폭포에는 비극적인 역사가 숨겨져 있다. 거대한 폭포 주변에서 음악을 좋아하며 유유자적한 삶을 즐겼던 폭포의 주인, 과리니 인디오들이 침략자 포르투갈(브라질 지배)과 스페인(아르헨티나 지배)에 의해 거의 몰살(1986년 개봉한 영화 The Mission 참고)당한 것이다. 폭포 주변 땅 주인도 파라과이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로 바뀌었다. 과리니 인디오의 후손들이 만든 조잡한 기념품들에 애정이 간 것은 영화 때문이었을까.

글·사진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사진: 브라질 쪽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이과수폭포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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