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경주지역 공사현장도 잇단 환경피해"

녹색연합 조사결과 공개…"지하수 고갈·가옥균열·가축 피해"

경부 고속철도 천성산 관통터널 공사를 둘러싸고 진통이 거듭된 가운데 대구∼부산 구간 경주 일대 터널공사 현장에서도 늪이 고갈되고 주변 가옥에 균열이 생기는 등 공사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16일 고속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당리터널과 송산터널 인근 경북경주시 건천읍 송선리와 방내리 마을 일대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공사 이후 송선리의 산지 늪(약 120평 규모)이 거의 고갈됐고 마을 주민들이 상수원으로 쓰는 지하수가 마르는 등 변화가 생겼으며 공사 구간 인근의 송선리 가옥 40여 채와 방내리 가옥 20여 채가 내벽과 외벽, 천장· 문·창문 주변 등 곳곳에 균열이 생겼다.

피해가 심각한 가옥의 경우 균열이 50곳 이상 나타난 곳도 있다고 녹색연합은 전했다.

발파 진동으로 인한 피해로 송산리에서만 한우 54마리, 사슴·돼지·염소 등 95마리가 죽거나 체중이 줄고 불임이 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으며 발파 때는 놀라서 날뛰는 가축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침· 저녁 하루 2차례씩 실시되는 발파 공사와 발파로 나온 암석들을 마을주변으로 옮기면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 주민들이 잠을 자지 못하는 등의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색연합은 "문제의 핵심은 이 같은 피해가 사전에 실시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불가피한 개발로 발생하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할 경우 환경피해는 심각해진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당리·송산터널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피해지역에 대한 정밀 환경조사와 대구∼부산 간 진동공사에 대한 사후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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