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12시40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
동 한 모텔 객실에서 김모(20·여·충남 금산)씨 등 여성 3명과 이모(30·서울 강남
구)씨가 함께 숨져있는 것을 여관 종업원 최모(26)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최씨는 경찰에서 "어제 오후 한방에 투숙한 손님들이 퇴실시간이 지나도 기척이
없어 열쇠로 문을 열어 봤더니 남녀 4명이 한 침대에 나란히 누운 자세로 숨져 있었
다"고 말했다.
경찰은 방안에서 사망자들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 3통이 나오고 이씨의
바지주머니에서도 유서가 발견된 데다 사체에 외상이 없고 객실 침입 흔적도 발견되
지 않아 일단 동반 음독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남긴 유서에는 "74년 이전에는 없었다. 오늘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엄
마 아빠도 자기 인생 살아"란 문구가, 나머지 유서들에는 "사는 게 힘겹다" 등의 내
용이 각각 적혀있었으나, 구체적인 자살동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방안에서 해열진통제 및 소화제로 추정되는 알약 외에 독극물이 발견
되지 않음에 따라 술병과 음식물에서 독성분 검출 여부를 분석하는 한편, 사체에 대
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결과, 숨진 이씨는 군복무중 정신병
증세로 4개월만에 의가사 제대한 뒤 컴퓨터에 몰두했고, 나머지 여성들도 각각 대입
실패·고교중퇴 등의 이유로 인터넷에 몰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특히 이씨의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이씨가 함께 숨진 김모(21·여)씨와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e-메일을 발견, 이들이 자살사이트를 통해 자살을 공모했
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숨진 이들의 IP와 휴대폰 통화내역 등을 추적하는 등 이들이
서로 만난 경위와 독극물 판매경로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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