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의 '군불'을 처음 지핀 곳이 바로 유통업계다
1월 세일에서 선전한 지역 백화점들은 여세를 몰아 설 대목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완연한 소비회복세를 확인시켜줬다.
상품권 매출이 작년보다 10% 정도씩 신장한 것을 비롯해 선물세트 판매와 기업체 대상 특판매출도 5~15% 늘어났다.
불황으로 가장 타격을 입었던 서문시장 등 재래시장의 설 매출도 작년보다 적게는 7%, 많게는 30%까지 증가했다
설 대목 이후에도 유통업체들의 분위기는 좋은 편. 동아백화점 쇼핑점장 이경하 이사는 "매장을 찾는 고객 수가 작년보다 20~30%가량 늘었다"며 "종전의 썰렁한 매장 분위기에서 벗어나 요즘은 활기를 띠고 있다"고 했다.
본격적인 소비회복 추세로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조금씩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데 유통업체 종사자 대다수가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수입 의류와 모피, 양주 등 고가 제품의 매출이 신장세를 보여 '부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경우 여성고객을 상대로 한 해외 명품의류의 올 들어 8일까지 누적매출이 작년보다 53%, 모피는 87%나 신장했다.
대백프라자점 윤치영 대리는 "구매력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명품의류 구입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 2, 3년 동안 인기있었던 4만, 5만 원대의 양주를 찾는 고객은 줄어든 반면 10만 원대의 양주 고객들이 10% 가까이 늘어났다.
호·불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백화점 남성정장 매출도 그동안의 급격한 감소세에서 벗어나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고가의 수입화장품이나 골프·아웃도어 의류 등의 매출도 신장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들은 "경기가 바닥권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는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며 "정부의 경제 '올인' 발표 이후 부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고 주식시장 상승, 부동산 시장 회복세 등이 맞물려 소비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재래시장에서도 매출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여 상인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대구시가 시내 주요 대형시장을 대상으로 설 경기상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고객이 5∼10% 늘어났다.
서문시장은 지난해 설에 비해 20% 정도 고객이 늘어났고 칠성시장은 7%, 팔달신시장은 30% 가량의 고객 증가세를 보였다.
서문시장 5지구 번영회 김상철 회장은 "설 대목 경기가 살아나 오랜만에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며 "소비회복이 더욱 가속화해 재래시장에도 훈풍이 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회복세는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90.3으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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