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대학 출신에 방송국에서 일한다고 여성들을 속여 수천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수십차례 성관계까지 맺은 2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고교 2학년을 중퇴하고 이곳 저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던 김모(28) 씨는 2002년 3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유치원 교사 A(25·여)씨를 알게 됐다.
'꽃미남'인 김씨에 호감이 생긴 A씨는 사귀기로 마음먹었고, 김씨도 '결혼하자' 며 적극 접근해 급속히 둘 사이가 가까워져 갔다.
이들은 사귄 지 한 달 뒤 경기도 수원의 모텔에서 처음 성관계를 맺으며 교제를 계속 이어갔다.
연애 초기 A씨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자신의 전화에 S대에서 축구를 하고있던 김씨가 "S대에서 운동중"이라는 대답을 하자 'S대 출신'으로 오해를 하기에 이르렀다.
A씨의 오해가 싫지 않았던 김씨는 급기야 "그 대학을 나와서 방송국에서 일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부풀렸다.
김씨는 A씨에 만족하지 않고 그해 4월 B(25·여)씨를 우연히 알게 돼 깊은 관계에 빠지면서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A씨와 매주 주말을 이용해 데이트를 했고, B씨에게는 "드라마 세트를 디자인 하는 방송국일이 주말에 바쁘다"며 평일에 만나는 작전을 구사, 이른바 '양다리'를 걸쳤다.
김씨는 자신을 철석같이 믿은 A씨와 지난해 1월까지 혼인을 전제로 교제를 했고, B씨와는 2003년 11월까지 데이트를 즐겼다.
두 여인을 속인 죄값일까. 김씨는 지난해 1월 신촌에서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김씨가 입원한 병실에선 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A씨와 B씨 말고도 김씨가 그동안 몰래 만나던 20대 여성 3명 등 모두 5명의 여성이 한꺼번에 병문안을 왔던 것.
김씨는 같은 수법으로 병문안을 온 여성 중 1명에게 이미 8천만 원을 빌려 갚지않아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은 경험까지 있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8일 김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고 김씨는 뇌출혈의 후유증으로 아직까지 오른쪽 팔다리에 마비증세가 남아있고, 언어장애로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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