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 6·25전쟁에 참전했던 학도병이 54년 만에 모교에서 감격의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17일 오전 포항시 북구 여남동 포항해양과학고 53회 졸업식장. 백발이 성성한 나영문(72·포항시 북구 흥해읍 옥성리)씨는 손자뻘 되는 졸업생들과 함께 나란히 졸업식장에 섰다.
나씨는 1951년 7월 수산중학교(현 포항해양과학고) 4학년(현 고등학교 1년) 재학생 신분으로 당시 전쟁이 치열했던 포항 형산강 전투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후 복교하지 못했다.
그는 평소 당시 전쟁에 함께 참전했던 동기들 중 상당수는 명예졸업장을 받았지만 자신은 받지 못한 것이 내내 안타까웠다.
마침 6·25참전 증명 서류를 위해 최근 모교를 방문했던 나씨는 학교 측과 상의한 끝에 6·25참전 증명서류만 있으면 명예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날 졸업식에는 김대일 경주보훈지청장과 이양목 6·25참전 유공자 포항시지회장을 비롯해 딸· 며느리·조카 등 가족들도 참석해 그의 졸업을 축하했다.
학교 측은 나씨에게 졸업생과 똑같이 명예졸업장과 앨범을 수여했으며, 경주보훈지청도 조그만 졸업 선물을 전달했다.
나씨는 "손자뻘 되는 후배들과 함께 졸업식장에 서게 되니 당시 중학교 시절로 되돌아 간 느낌"이라며 "후배들이 열심히 공부해 이 나라의 동량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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