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관 낙산초교의 초미니 졸업식

졸업생 3명 불과…선후배간 이별의 아쉬움 나눠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 낙산초교는 17일 3명의 학생이 졸업하는 56회 졸업식을 가졌다. 이제 남아있는 학생은 37명에 선생님 7명뿐인 초미니 학교다. 지난해에는 1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러나 5학년이 2명 뿐이라 내년에도 2명이 졸업할 예정이다.

그러나 낙산초교는 도심지 여느 학교가 부럽지 않다. 학교 생활은 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이동곤 교장은 "학부모들이 농장에서 일하다가 흙 묻은 옷차림새 그대로 교무실 문을 열고 선생님들과 정겨운 인사를 나누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날 낙산초교의 졸업식에서는 4명의 후배들이 나서 송사를 해 심금을 울렸다. 미리 마련한 원고 없이 마음 속의 느낌들을 전달했다. 5학년 김해진양은 "2년 동안이나 함께 합반하며 정도 많이 들었는데 떠나간다니 섭섭하다"고 밝혔다. 김효원(5년)양도 "함께 뛰놀고 난타공연을 하며 장난치던 일들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헤어져야 한다"며 인사를 했다.

졸업생들도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조영광군은 "선생님들과 후배들이 함께한 6년간의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할 것"이라고 답사했다. 김현지양과 신현옥양은 "엄마 손 잡고 입학한지 엊그제 같은데…시험칠 때 1점이라도 더 따게해 주려고 노력하시던 선생님, 항상 인자하시던 교장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동생들은 졸업생들을 둘러싸고 축하했다. 1, 2학년 꼬마들은 형과 누나들의 목을 끌어안고 장난치는 등 평소의 모습대로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졸업생들은 동문 선배들에게 받은 장학금 가운데 30만 원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조영광 군은 "혹시 돈이 없어 학교를 오지 못하거나 준비물을 마련하지 못한 동생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라고 이유를 밝혔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낙산초교 3명의 졸업생이 후배들과 찍은 기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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