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이 예금,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 우리은행, 제일은행, 신한은행이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0.1~0.3%포인트 올렸고 대구은행도 조만간 예금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며 대출금리는 0.2~1.01%로 더 큰 폭으로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채권수급 악화로 인한 매수 기피,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 등이 금리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앞으로 수출 호조와 미국의 경기 회복이 기대돼 콜금리가 소폭 인상, 내년 상반기 말까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예금 금리 인상은 연 4%대에 미치지 못해 저금리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대출 금리의 상승 폭은 더 커 은행들이 예대마진 수익을 늘리며 대출 고객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금리가 오름에 따라 이러한 변화 요인들을 고려, 재테크 전략을 바꿔야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늘릴 수 있다.
▲예금은 단기로 운용=금리가 오를 때마다 오른 금리가 적용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회전식 정기예금은 1개월, 3개월 단위로 예금을 그대로 둘지 아니면 해약할지 결정할 수 있는데 연 3.35%의 3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1천만 원을 넣었을 경우 3개월 후 예금금리가 0.1%포인트 오른다면 가입했던 3개월 정기예금에 이자를 더한 1천8만3천750원을 3개월간 3.45%의 이율로 굴릴 수 있는 형태이다.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며 금리 상승기에는 확정금리형 정기예금보다 더 많은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또 3개월짜리 정기예금과 비교했을 때 통상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이어서 1년제 이상의 금리가 적용돼 0.2~0.3%포인트가량의 금리 혜택을 더 볼 수 있으며 일일이 새로 가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또 가입기간이 1년이 넘으면 1인당 저축액 4천만 원까지 세금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채권형 펀드 피하고 주식형 펀드 가입=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이 좋지 않으므로 새로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채권형 펀드에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서둘러 해지하는 것이 낫고 장기 가입자라면 성급하게 환매하지 말고 추이를 살펴 수익률 반등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코스닥지수가 500을 넘어섰고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도 1천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주식형 펀드나 주가지수와 연계되는 투자신탁 상품은 유망하다. 안정을 추구한다면 최저금리를 보장해주는 상품도 있어 투자 성향에 따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대출은 고정금리가 유리=주택담보가 대부분인 가계대출의 80%가량은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해 금리가 변동돼 금리 상승기에는 당연히 대출금리가 오르게 된다. 신규로 1억 원을 대출할 경우 금리 인상 폭에 따라 연간 수십만 원의 대출 이자를 더 물어야 되므로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등 고정금리 대출상품이나 1년 단위로 금리를 변동시키는 장기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고정금리대출이 변동금리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점을 감수해야 한다. 고정금리대출 금리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이 연 5.95%, 국민은행의 KB스타 모기지론이 연 6.35%인데 반해 변동금리대출 금리는 올랐다고 해도 아직은 5%대 중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간 급여가 3천만 원 이하이면서 6개월 이상 무주택자인 경우에는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자금대출'이 유리하다.
현재 3년 만기 일시상환형 주택담보대출 등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이 금리 상승에 대비,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점은 신중히 고려해보아야 한다. 변동형 대출을 상환한 후 고정형 신규 대출을 받으면 대출금의 1~2%에 해당하는 각종 수수료를 새로 물어야 하므로 비용을 충분히 따져본 후 결정해야 한다.
이미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에 가입한 이들은 가입 시기의 금리와 현재의 금리를 비교, 갈아타는 것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고정금리 상품인 모지기론은 지난해 3월 발매 당시 대출 금리가 연 6.7%였지만 현재 0.75%포인트가 인하돼 지난해 3월 가입자들은 기존에 대출받은 모기지론을 해지하고 새로 모기지론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1억 원을 연 6.7%로 15년 대출받았다면 매달 88만2천139원의 원리금을 갚아야 하지만 연 5.95%로 대출받는다면 84만1천157원으로 떨어지므로 연간 49만 원의 금리가 절약돼, 15년 동안 730여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 1년 이내의 중도상환수수료 2%(약 200만 원)를 내야 하지만 그래도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 실세 금리가 예상 외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 금리 추이를 잘 살펴 추가로 인하된 시점에서 새 모기지론으로 갈아타는 것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모기지론 중도상환수수료는 1년 이내는 2%, 1~3년은 1.5%, 3~5년은 1%이다.
▲금리 상승기 유망 상품들=언급된 회전식 정기예금 외에 절세형 상품, 장기주택마련저축, 장기저축성보험, 기업어음(CP), 금전신탁상품 등도 유망하다. 60세 이상 가족이 있는 경우 가입한도가 3천만 원으로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비과세 생계형 저축, 신용협동조합, 농'수협단위조합, 새마을금고에서 판매하며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대신 농어촌특별세 1.5%만 부과되는 조합 예탁금, 비과세 상품보다 세금 감면폭이 작지만 세율이 10.5%로 일반 과세상품보다는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세금우대 저축, 비과세에다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 등은 금리 상승기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지만 좋은 상품들이다.
3개월짜리 CP도 추천되는 상품으로 해당 기업의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세전 수익률이 정기예금보다 높으며 3개월 후 금리 상황에 따라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은행의 단기특정금전신탁, 블특정금전신탁이나 국공채 특정금전신탁 등도 금리 상승기에 좋은 상품. 이 상품들은 금리 상승 시 싼 가격에 채권을 구입, 이를 만기까지 보유하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조흥은행이 특판 상품을 계획하고 있는 등 은행들이 우대 금리로 내놓을 특판 상품도 투자할 만한 상품들이다.
김지석기자jiseo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