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카데미 후보 차례로 한국행

요즘 우리 극장가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노리는 영화들의 또 다른 격전장으로 불릴 만하다.

오는 28일 발표될 아카데미영화상 작품상 후보에 오른 다섯 작품인 '에비에이터', '레이', '네버랜드를 찾아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 '사이드웨이'가 3월 초까지 차례차례 국내 영화팬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진다.

지난 18일 개봉한 '에비에이터'와 '사이드웨이'가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았다.

아카데미 11개 부문 후보에 오른 '에비에이터'는 '영화계의 미다스 손'이라 불렸던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젊은 시절을 그린 작품. 일단 블록버스터 특유의 거대한 스케일이 관객의 눈길을 끈다.

또 휴즈를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느덧 미국에서 실화 영화에 가장 걸맞은 배우로까지 성장한 모습이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사이드웨이'는 제목 그대로 격렬한 인생의 샛길에서 와인과 이성에 취해 수다를 떨며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삶의 쾌락과 페이소스에 취하게 하는 아기자기한 소품이다.

어른들을 위한 영화이며, 잘 익은 와인 같은 맛을 주는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마음에 콕콕 박힌다.

25일 국내팬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레이'는 지난해 생을 마감한 미국의 전설적인 뮤지션 레이 찰스의 드라마틱한 삶을 다뤘다.

음악가를 그린 작품답게 화면만큼이나 영화 내내 흐르는 레이 찰스의 음악이 단연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레이 찰스 역을 맡은 제이미 폭스는 그의 손동작을 수도 없이 연구했고, 음악 레슨도 받는 등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다만 노래만은 레이 찰스가 직접 불렀다.

'영혼의 목소리'까지 어찌 흉내 내겠는가.

같은 날 맞붙는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피터팬'의 작가 제임스 M 베리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 창작 의욕이 떨어진 희곡작가 베리가 우연히 만난 한 미망인의 자녀와 우정을 쌓아가면서 상상의 세계 '네버랜드'를 만들어 간다는 내용이다.

특유의 무심한 표정과 태도의 조니 뎁의 연기가 압권. 아직도 네버랜드를 드나들고, 그 문을 닫고 사는 불쌍한 어른들의 손을 이끌어 순수의 세계로 인도하는 그에게, '네버랜드를 찾아서'는 무척 행복한 작품인 듯.

내달 10일 개봉하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올해 골든글로브를 비롯한 각종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휩쓴 영화. 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과 힐러리 스웽크가 각각 아카데미 2연패에 도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관객의 마음을 조였다 풀어주는 노련한 전개를 통해 진심 어린 감동과 갈등이 볼만한 영화로 느껴진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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