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치료를 받은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을 계기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지난 19일엔 대구 북구청에서 평소 우울증을 앓아오던 50대 구청 공무원이 유서를 남기고 구청 옥상서 뛰어내려 숨졌다. 지난달 26일에는 충남에서 30대 주부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친딸을 목졸라 살해한 뒤 아파트서 투신 자살했으며 지난달 17일에는 대법원장을 지낸 유태흥씨가 우울증을 앓다 한강에 투신자살하는 등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데이터모니터'란 연구 단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5명 중 1명은 자살을 기도하고 우울증 환자의 약 47%는 우울증으로 진단되기 전에 자살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의 공통적인 심리적 동기는 고통과 절망으로부터의 도피, 죄의식에서 비롯된 자신에 대한 처벌이나 자기 주위의 중요한 사람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임효덕 경북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정상인이 참을 수 있는 스트레스마저 감당하기 힘들다"며 "이런 환자들이 자살하는 것은 '화'를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면서 결국 자신을 공격하게 되기 때문이며 남을 해치기 보다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은 때로는 죽음이 목적이 아니고 처해있는 상황이나 주위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포한 행위를 보이며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우울증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분명한 발병계기를 갖고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서의 실패, 중요한 것(직장, 가정, 돈, 사랑, 신체)의 상실, 생활환경 변화(폐경기, 정년퇴직) 등이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당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심리적으로 조정해보려고 하는 것이 우울증의 심리적인 원인이라고 하기도 한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 환자들은 매사를 부정적으로 결론내는데 길들여져 우울한 기분을 악화시키고, 이런 우울한 기분은 부정적인 생각을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심리적 원인 외에 뇌의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 신경전달 물질의 화학적 불균형, 우울증 유발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약, 항불안약 같은 약물 복용, 마약류, 중추신경흥분제 같은 약을 사용하다가 중단했을 경우, 당뇨병, 췌장암, 내분비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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