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향연장인 아카데미영화제가 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올해로 77돌을 맞은 이번 별들의 전쟁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는 선택된 사람은 누가 될까. 전세계 140여 개 국으로 생중계될 할리우드 최고의 쇼, 이것만은 알고 보자.(2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영화채널 OCN에서 생중계)
◇하워드 휴즈냐 레이 찰스냐, 아니면 제임스 베리냐?
지난달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작 및 배우 명단이 발표되면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실존인물을 다룬 전기영화의 득세였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모두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하워드 휴즈의 삶을 그린 '에비에이터'와 지난해 타계한 전설적 뮤지션 레이 찰스의 감동적인 일대기를 담은 '레이', 그리고 피터팬의 작가인 제임스 M 베리의 삶을 소재로 한 '네버랜드를 찾아서'가 이번 영화제에서 격전을 벌이게 된 것. 전초전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글로브에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에비에이터'가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면서 일단 웃음을 지었지만, 오스카 트로피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밖에도 르완다 내전 당시 1천여 명의 난민을 구한 영웅적인 호텔 지배인의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호텔 르완다'와 전신마비 환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페인 영화 '시 인사이드', 히틀러의 죽기 마지막 며칠간을 그린 독일 영화 '다운 폴'도 실존영화 붐에 한 몫 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힐러리 스웽크 2연패?
우리에겐 영원한 '서부의 사나이'로 각인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그의 최신작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호연,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힐러리 스웽크가 또다시 오스카 트로피를 움켜쥘지 관심이 쏠린다. 74세의 고령인 영화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용서받지 못한 자'(1993)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과 편집상을 수상한 바 있고, 힐러리 스웽크 역시 '소년은 울지 않는다'(1999)로 이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동일인물에게 두 차례 이상 수상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 아카데미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되는 이유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1999년 '아메리칸 뷰티'로 나섰지만 스웽크에게 자리를 내준 아네트 베닝이 이들의 2연패를 막을 수 있을까.
◇오스카 트로피, 한국땅 밟을까?
'태극기 휘날리며'가 아쉽게도 LA에 초대받지 못했지만, 오스트레일리아 교포 박세종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를 노리고 있다. 박 감독의 애니메이션 '버스데이 보이'가 이번 아카데미영화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작 명단에 끼인 것.
'버스데이 보이'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컴퓨터 영상예술 관련 시상식인 '시그라프'에서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해 높은 작품성과 작가정신을 인정받았고, 최근 런던에서 열린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상(BAFTA) 시상식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매이션상을 수상, 흥행성도 입증됐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혼자 전쟁놀이를 하는 소년을 그린 10분 분량의 3D 애니메이션인 '버스데이 보이'는 뛰어난 이야기구조와 화면을 선보인다는 평가.
◇오스카 트로피는?
키 13.5인치(34.3㎝), 몸무게 8.5파운드(3.9㎏)라는 왜소한 체구의 오스카 트로피에 전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1928년 처음 고안된 오스카 트로피의 디자인은 당시 MGM사의 미술감독인 세드릭 기본즈가 맡았다. 그는 몇몇 미술가들에게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출하게 했고, 결국 조각가 조지 스탠리가 내놓은 손에 칼을 쥐고 필름 릴 위에 올라앉은 기사의 형상을 채택하게 됐다. 밑부분에 놓인 5개의 필름통은 배우, 감독, 제작, 기술, 각본의 5개 분야를 상징한다.
재질은 주석, 구리, 안티몬 합금의 브리태니엄으로 24k 도금을 한 이 작은 동상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개당 제작비는 350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트로피가 주는 부와 명예는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한 연예전문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영화는 수상 직후 1주일간 수상 전보다 평균 24%의 관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