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대변인실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정치권내 정쟁의 산실 내지 창구로 비쳐져 정당개혁의 대상으로 비쳐져온 게 사실이지만 겉과 속은 다르다. 물론 입심 좋고, 근성(?)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나 인간미 '따끈한' 고향사람도 만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서영교 부대변인은 상주사람이다. 한나라당엔 김형렬 대변인 행정실장(대구)을 비롯, 직전 실장인 이원기 서울시당 부처장(영덕), 이동주 당 전문위원(문경), 김철현 총무팀장(의성)도 대변인실을 거쳐 갔다.
먼저 김형렬 실장(부대변인 겸직)은 대변인실 근무가 2개월도 채 안됐지만 정당생활만 18년째다. 또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사무처장으로 7년간 재직, 지역 정치권에서도 발이 넓다. 지난 총선에서는 출마를 준비했다가 뜻을 접었다.
김 실장이 생각하는 대변인실은 '마케팅' 창구와 다르지 않다. "정당이 정책 또는 정보를 국민과 언론을 향해 유통시키는 데 관계된 일련의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여야 싸움이 대변인실을 경유해 일어나는데 대해서는 "정책을 세일즈 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이 타사 것보다 낫다는 점을 어떤 식으로든 설득시켜야 한다"며 "시장 경쟁은 냉혹해서 벼랑 끝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원기 부처장은 사무처 당직자 가운데 인기가 높다. 지역 의원들도 회식모임에서 그를 꼭 챙길 정도로 교분도 두텁다. 그러나 1년 남짓 대변인실장을 하며 배고픈 야당 살림에 대변인실을 꾸려가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는 것. 그는 "대변인실은 무엇보다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서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서영교 부대변인은 이화여대 83학번으로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일찍 고향을 떠났지만 상주에 대한 향수는 여전하다. 남편은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장유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한 '동지'다. 대학을 나온 뒤 서울 은평구에서 오랫동안 지역운동을 해온 그는 지난 2000년 민주당 창당기획단으로 참여하며 정당생활을 시작, 주로 대변인실에서 기자와 고락을 같이해 왔다.
그는 "대변인실은 정당의 정책이란 상품을 고객(언론)에게 판매하는 창구"라며 "단순히 정책을 전달하는 기능이 아니라 쉽게 풀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역할도 해 여간 까다롭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태완 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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