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회화의 평면을 거부해온 작가 이지현(40)씨의 개인전이 3월 16일까지 한기숙갤러리에서 열린다.
깔끔한 화면 구성에 단색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이번 작품은 언뜻 보기엔 양모 바탕에 색을 입힌 것 같지만 실은 한지를 일일이 뜯어내 미세한 보푸라기를 일으킨 것이다. 이를 두고 관람객들은 "이전 작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작업"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책, 신문지 등을 30~40겹을 찢어 붙여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콜라주 기법의 작업을 펴온 이씨의 이번 신작도 이전 작업과 마찬가지로 작가 특유의 세밀한 노동력이 화폭에 그대로 드러난다. 작가는 "동료 전시회조차 잘 다니지 않아 사회성이 없다"고 하지만 그만큼 작품에만 몰두한다. 스스로 '농사를 짓듯이 꾸준히 작업한다'고 할 만큼 지역에서 성실한 작가로 꼽힌다. 한 작품당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이상 걸릴 정도로 품이 많이 든다.
한지를 여러 겹 붙이고 색을 칠한 후 한지를 한 올 한 올 뜯어낸 결과 평면도, 입체도 아닌 제3의 공간에 이미지가 부유하게 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리 잡지 못한 정체성과 모호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 속에 드러난 드로잉 곡선은 뜯지않아 압축된 느낌을 준다. 또 작품 일부에 뜯기 이전의 원형을 남겨놓아 작품 과정을 짐작게 한다.
"주로 신문, 군복, 책 등 시사적인 것들을 '뜯고' 있는데 다음 전시에선 사진을 뜯어낸 작품을 선보일 겁니다. 기존 회화방법과는 반대방향에서 출발해 회화도, 조각도 아닌 새로운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053)422-5560.
최세정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