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수 조련엔 "역시 류중일"

"고난도로 치니까 못 받네∼.""잘∼ 했어."

삼성 라이온즈 전지 훈련장인 온나구장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은 선동열 감독도 한대화 수석코치도 아니다. 바로 류중일(사진) 작전코치다.

지난 25일 오전 온나구장에서는 류 코치가 양준혁, 完羈? 조영훈 등을 세워 두고 1루 수비 펑고 연습을 시켰다.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류 코치는 연습 도중 신인 조영훈이 볼을 잡는 타이밍이 늦을 때는 연습장이 울릴 정도의 큰 소리로 호통을, 깔끔하게 볼을 잡을 때는 칭찬을 빼놓지 않고 갓 프로에 입단한 새내기를 조련했다.

류 코치는 칭찬과 호통에다 농담을 섞어가며 외치는 파이팅은 훈련에만 전념하는 선수들을 한껏 기운나게 하며 스스로는 팀 훈련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자처했다.

바로 옆에서 말없이 투수들에게 펑고 연습시키는 이선희 코치와는 대조되는 모습. 선수 시절부터 밝고 쾌활했던 성격의 류 코치는 지난 2000년부터 삼성 코치로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특유의 파이팅을 잃지 않고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이 때문에 후배들에게 인기도 좋아 선수들이 고민이 있을 때는 숨김없이 털어놓을 정도로 신뢰을 받고 있다.

류 코치의 밝고 쾌활한 기질은 연습장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코칭스태프끼리 회식 자리가 있을 때도 가장 신나게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물이 바로 류 코치다.

포항출신인 류 코치는 경북고, 한양대를 졸업한 뒤 1987년 삼성에 입단하자마자 주전자리를 꿰찼고 이후 13년간 삼성 유니폼을 입으며 국내 최고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90년대 초반 당시 유격수 류중일과 2루수 강기웅의 키스톤 콤비는 역대 최고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류 코치는 "이번 전지 훈련에서는 선수들에게 쉬어라고 하면 더 싫어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라며 "신나게 훈련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파이팅을 외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관심이 쏠렸던 삼성 선동열 감독과 LG 이순철 감독간의 만남은 화해로 끝이 났다. 이날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간의 연습 경기에 앞서 만난 두 감독은 임창용 드레이드건으로 자칫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이 감독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선의로 의사를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오해임을 강조했다.

선 감독도 "말도 안되는 소리다. 우리 선수를 놓고 맘대로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라며 분명한 의사 전달을 한 것으로 임창용 드레이드 요구설은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이어진 경기에서 삼성은 4번 김한수의 만루 홈런을 포함해 3회까지 11득점, 초반에 대세를 가르며 12대9로 승리했다. 하지만 LG는 8회말 이후에만 8점을 따라붙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