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길이었구나…."
27일 대구KYC(한국청년연합회)회원과 가족 30여 명이 이날 하루 동안 중구 주변에 흩어져 있는 일제 강점기 당시 역사가 서린 곳을 돌아봤다.
이날 쌀쌀한 날씨였지만 '일제 강점기 대구지역 역사 현장 탐방'에 참가한 사람들은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김일수(44) 교수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이들은 현재 공구상들이 밀집해 있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상업중심지였던 북성로, 대구의 지배기구와 금융기관이 밀집된 지역인 서성로, 이상화, 서상돈 선생 등 당시 지식인이 많이 살았던 뽕나무골목 등을 둘러봤다.
또 3·1운동 당시 시위대가 일경의 진압을 피해 이동하면서 기습 시위를 벌였던 경로를 더듬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강경식(26)씨는 "지난해 재일교포를 위해 열린 행사에서는 통역을 하느라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찬찬히 보니 나름대로 당시 대구의 모습이 그려진다"며 "보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일상 속에 일제 강점기 때의 잔재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늘 궁금했다는 김지혜(23·대학생)씨는 "아무 의미 없이 지나던 곳들이 새롭게 느껴진다"면서 "이곳에서 3·1절 당시 시위를 벌였던 분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일수 교수는 "오늘 행사의 주제는 '식민지·근대 대구지역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3·1절 기념 거리 행진을 하는 것보다는 역사적 현장을 찾아보고 어떤 역사관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했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일제 강점기 피해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련, "강제동원진상규명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지만 인력 등 현실적인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오후 3시쯤 오토바이 골목과 공구골목 사이에 있는 옛 삼성상회 터에서 마무리됐다.
대구KYC 김동렬 사무처장은 "이날 행사는 해방 60돌을 맞아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역사를 되돌아보려고 만든 자리"라며 "일제 침략전쟁과 식민지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의 역사가 새롭게 쓰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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