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株價지수 네 자리 시대 정착의 과제

종합주가지수가 5년 만에 1천 선을 돌파, 네 자리 지수 시대를 예고했다. 과거 1천 포인트 돌파 때는 경기 고점이었으나 이번에는 저점이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하락, 북한 핵 문제가 불안 요인이나 증시 체력이 강해져 네 자리 지수 안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네 자리 지수 안착은 지난 16년 간 500과 1천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던 우리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 활황은 기업의 자금난 완화와 투자 활성화, 금융 기관의 건전성 제고, 투자 수익 증대에 따른 내수 진작 등 경제의 선(善)순환을 부른다. 우리 경제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체질은 여전히 허약하다. 시가 총액이 512조2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경쟁국이나 선진국 증시에 비해서는 초라하다. 선진국 증시의 시가 총액은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넘지만 한국은 65%에 불과하다. 시장의 자본화율이 아직 크게 미흡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한국 증시의 주역은 국내 기관 투자가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다. 외환 위기 이후에도 그랬고 지난해와 올해 증시의 버팀목도 외국인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43%에 육박하는 반면 국내 기관 투자가는 20%에도 못 미친다.

주가지수 네 자리 시대를 열려면 금융 당국과 투자자,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 기관 및 개인의 투자 기반을 확충해야 하고 증권 산업의 구조개편도 앞당겨야 한다. 기업들은 경쟁력 제고와 실적 개선을 통해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규제와 저금리로 증시에 몰린 유동성이 다시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