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앞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올리는 아낙네와 우물가에서 맨발로 뛰어 노는 아이. 예전 우리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아련한 추억속의 장면이 됐다.
당시에는 마을마다 3, 4곳의 공동우물이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아낙네들은 두레박을 이용, 물을 길러 머리에 이고 집으로 날랐다.
남정네들도 물 지게로 물을 나르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었다.
사진(60년대 추정)속에 보이는 아낙네들의 물긷는 모습은 달성군 다사읍 매곡1리 앞 공동우물. 현재 다사중 뒤편으로 사진속의 초가집이나 흙담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초가집 대신 양옥집이 들어섰고, 반라의 모습으로 차례를 기다리는 사내아이가 서 있는 자리는 콘크리트 포장으로 바뀌었다.
당시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50여가구에 불과하던 매곡리는 최근 개발 붐을 타고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고 주민 4천명에 불과하던 다사읍은 3만1천명을 넘어섰다.
빛바랜 사진을 살펴본 김태주(64) 전 이장은 "마을 앞 우물은 차고 물 맛이 좋고 수량이 많아 가뭄이 들면 인근의 죽곡·강창 사람들도 물을 길러 왔다"며 "90년대초 수돗물이 보급되면서 우물 사용이 줄어들었으나 지금도 가끔 농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매곡리 주민들은 지금도 우물을 없애지 않고 덮개를 만들어 보존하고 있다.
우물터에는 집을 짓지 않는다는 통설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사읍 정병율 총무계장은 "마을 앞 우물을 지나쳐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난다"며 "먹고 살기 힘든 시대였지만 이웃간에 정이 넘쳐났다"고 회상했다.
이덕휘 다사읍장은 "이 우물 때문인지 매곡리에 대구시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정수장이 들어섰다"며 "사진속의 우물이 없어지지 않도록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사진: 우물가에서 아낙네들의 물긷는 모습 뒤로 정겨운 농촌풍경이 보이는 60년대(위쪽 사진)와 덮개로 덮어놓은 우물과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현재 풍경이 묘한 대조를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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