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콘서트 티켓 줄게 교복 사라"

학생복업체 '미끼 상품' 물의

입학철을 맞아 교복 대리점들이 콘서트 티켓 등 사은품을 내걸어 학생들을 유혹하고 학생들은 사은품을 인터넷을 통해 팔거나 학교 선배들에게 '상납'하는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

교복업체 ㅅ사는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콘서트 티켓을 덤으로 끼워넣어 교복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또 백화점 식품권이나 전자가전제품 대리점 할인권도 제공한다.

학부모 이모(42·여·대구 달서구 상인동)씨는 "새 교복이 필요없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이 교복회사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콘서트 티켓을 꼭 받아야 한다며 일주일째 조르고 있다"며 "교복을 안 사도 선금 2만, 3만 원만 내면 초대권을 주는 등 교복업체들이 인기연예인을 내세워 수익 올리기에 급급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학생들은 구입한 교복사의 콘서트 티켓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학부모 박모(44·여·수성구 범물동)씨는 "학생들이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콘서트 티켓을 실버석 4만, 5만 원, 골드석 7만, 8만 원 등의 금액을 제시하며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해 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며 "교복사 간의 경쟁이 학생들을 장사꾼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교복 대리점에서 만난 이모(13·화원중1)군은 "어떤 선배는 새 교복을 맞춰야 할 후배에게 교복회사를 찍어주고 사은품을 가져오도록 시키기도 하고 이를 모아 되파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ㅇ교복사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10~20% 이상 떨어진 데다 출산율 저하로 입학생이 줄어 어쩔 수 없이 미끼상품을 내세운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교복가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데 그렇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학부모 정모씨(45·북구 침산동)는 "20만 원을 호가하는 교복값의 거품을 없앨 수 있도록 인터넷 구매나 공동구매제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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