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아파트 '열병합발전' 시동

'대구 달서구는 지역난방, 그 외 지역은 열병합발전소.'

머지않아 일반화할 대구시내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에너지 공급방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주택업체 간 아파트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요자들이 집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 항목인 난방방식을 '특화'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구에서는 이미 달서구 유천'대곡'월성'상인동 등 남'달서지역에서 건설하는 아파트는 지역난방 시스템을 채택하지 않고서는 집을 분양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버렸다. 건설사가 지역난방 방식을 채택하려는 것은 도시가스에 비해 난방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입주 후 아파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높은 계약률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지역난방은 남'달서구 일대를 벗어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지역난방 용량이 제한돼 있는데다 관련시설이 대구 전역에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내 타 지역 아파트들은 대부분이 도시가스에 의한 중앙 및 개별난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존 아파트의 중앙 및 개별난방 방식이 안고 있는 난방비 과다 지출에 따른 경제적인 손실과 개별난방 방식에서의 불규칙한 온수 공급 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소형 열병합발전소를 단지 내에 건설하는 조건으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열병합발전은 아파트 단지에 LNG(액화천연가스)를 열원으로 전기를 발전시켜 난방을 하는 시스템. 지역난방방식을 아파트단지로 축소했다고 보면 된다. 단지 내 필요 전력의 일부만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급받고 나머지는 자체 생산하는 전기로 대체하므로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내 필요 전력량이 1천㎾이고 평균 사용량이 600㎾, 최저사용량이 200㎾일 경우 200㎾ 용량의 열병합 발전기를 설치하는 식이다. 전기를 자체 생산할 때 평균 사용량 600㎾와의 차이(400㎾)에 해당하는 전력 요금만 부담하면 돼 그만큼 난방비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구에서는 5월 선보일 수성구 수성4가동의 '태영 데시앙 수성(718가구)'아파트가 대구지역 민간 아파트로서는 처음으로 단지 내에 열병합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태영 측은 시공비가 10억 원가량 들지만 입주민들은 연간 단지 전체로 4억 원, 가구당 월 5만 원 정도의 에너지비용 절감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인 수성구 범어동 뉴영남호텔 뒤쪽의 52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1천500가구)도 단지 내 열병합발전소 설치를 설계에 반영해둔 상태다. 이에 앞서 공기업 사업으로 1월 분양한 대구 북구 학정지구의 대구시도시개발공사 아파트(943가구)도 단지 내 열병합발전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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