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통사고 확 줄입시다-(4)도로의 무법자 대형트럭

택시 운전사 김종명(58·달서구 두류동)씨는 지난 16일 오전 10시쯤 동구 입석네거리에서 성서 쪽으로 차를 몰다 대형차량과 부딪쳐 생명을 잃을 뻔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2.5t 트럭(탑차)이 2차로에서 3차로로 갑자기 끼어들었기 때문.

김씨는 "트럭이 갑자기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운전석과 부딪쳐 큰일날 뻔했다"며 "소형차 만한 바퀴를 달고 있는 대형차들이 도심 속에서 난폭운전을 일삼는 것을 이제까지 봐 왔지만 내가 당할 줄은 몰랐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형차 사고는 사망과 직결될 수 있다.

얌전하게(?) 운전을 하는 대형차량은 드물다.

시민들은 안전거리도 확보하지 않고 2개 차로를 물고 달리거나 급출발, 급정거를 일삼는 대형차들이 두렵다고 하소연한다.

대구지역에 등록된 차량은 모두 83만1천854대.(그래프 참조) 이 중 승용차가 60만4천대로 가장 많고 화물 16만7천 대, 승합 5만8천 대, 특수화물 1천220대 순이지만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1만1천269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1만 대당 사망자수가 '특수(8.20명)-승합(4.12명)-화물(2.56명)-승용차(1.80명)' 순으로 나타나 대형차 사고일수록 사망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 1만 대당 사고 현황을 보면 전체 사고 중 사업용(4만 대)과 비사업용(79만 대) 차량의 사고건수는 각각 1천885건, 8천293건이지만 1만 대당 사망자는 11.09명, 1.69명으로 11배가량 된다.

교통 관계자들은 화물차량의 경우 단속기준을 웃도는 적재와 과속으로 제동이 제대로 안 돼 사망사고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형차들은 생계와 직결되는 사업용 차량인 만큼 조급증을 보이기 마련이다.

LPG 가스차량 운전사 최모(34)씨는 "배달 업무에 쫓기다 보니 곡예운행뿐 아니라 신호위반, 주정차위반은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바빠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교통안전공단 연구위원인 계명대 장상호 교수(교통공학과)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형승합차, 화물차의 과속에 대한 규제가 미흡할 뿐 아니라 차량 점검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운행기록지를 구비하고 규정속도 위반에 대해선 높은 벌금을 무는 등 과속운전자 제재를 위한 법적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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