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 사은행사 '이젠 그만'

올 들어 백화점들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은행사를 크게 줄이고 있다.

세일기간에는 사은행사를 하지 않고, 연중 지속하던 사은행사 일수를 줄이고 있다.

백화점들이 매출액의 2%(90억~110억 원 정도)에 달하는 거액을 사은행사비로 지출하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는 빌미가 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한데다 최근의 소비회복 추세가 맞물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동아·롯데 등 백화점들은 올 초부터 세일기간 중 사은행사를 없앴다.

2003년 롯데백화점 대구점 개점 후 백화점간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으로 지난 2년 동안엔 세일기간에도 구매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품권 또는 물품으로 돌려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은행사일도 크게 줄었는데 대구백화점의 경우 1월1일부터 2월26일까지 영업일 54일 가운데 사은행사를 한 일수가 28일로 전년(39일)에 비해 33%가량 줄었다.

동아백화점도 올 첫 세일부터 사은행사를 병행하지 않았다.

동아는 올해 전체 사은행사일을 지난해보다 95일 정도 줄인다는 계획. 롯데백화점도 1월 세일에 사은행사를 병행하지 않았다.

작년 지역 백화점들은 영업일수 350여 일 중 260일 동안 사은행사를 해 '사흘 중 이틀'꼴로 사실상 '세일장'을 열었다.

사은품 증정률도 크게 낮아졌다.

종전의 구매금액 대비 7~10%에서 5%로 축소됐다.

현물 증정을 줄이고 상품권만으로 사은선물을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현물 사은품이 상품권에 비해 매력이 줄어들면서 상품권을 택하는 고객들이 70~90%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감사용으로 발행하는 쿠폰북도 종전의 일괄 발송방식에서 필요한 사람만이 찾아가도록 하는 쿠폰 교환권 발행으로 변경해 영업비용을 줄였다.

무작위로 진행하던 100% 당첨 경품행사도 내점고객에 한해 추첨을 통한 상품증정 등으로 바꿨다.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사은행사는 백화점 매출증가에 나름대로 기여했다.

구매금액의 10%에 이르는 상품권이나 현물 사은품을 제공하면 매출 30~40% 상승효과가 나타났고, 7% 증정시에는 20% 정도 매출이 올랐다.

그러나 백화점의 사은품 물량공세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등 수익성 악화의 빌미가 됐고, 고객들에게는 과소비를 부추기는 등 많은 폐해를 가져온 게 사실이다.

'사은행사 축소→매출 감소'를 우려했던 백화점들도 최근의 소비회복세 덕분에 매출에 별다른 영향이 없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구백화점 마케팅총괄실 황우교 과장은 "사은행사를 줄이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던 사은행사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라며 "사은행사를 줄이는 대신 상품단가 인하, 다양한 경품행사와 초특가 한정판매 등 행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실속구매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