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따른 기상악화, 출항 못해 어민들 아우성

올 들어 계속된 기상악화로 어민들이 출어를 못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영덕 등 동해안 어민들은 폭설이 내린 4일부터 6일까지 배를 항구에 매다는 등 이달 들어서만 4일 동안 출항을 못했다.

지난 한 달 동안에도 어민들은 거센 풍랑 등 기상 악화 때문에 10여 일 정도 조업할 수 있었다.

영덕군 축산면 앞바다에서 연안 어업을 하는 이영철(44)씨는 "3월이면 학자금 등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기상 악화로 어민들이 울상"이라면서 "매년 이때가 어한기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아예 출항을 못하는 날이 많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철을 만난 영덕대게잡이 어선 경우 피해가 더 크다.

유국진 영덕군청 해양행정담당은 "영덕에만 올 들어서 높은 파도로 20여 일 이상 게 자망선이 출어하지 못해 손실액이 수억여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연안 어선의 발이 묶이다 보니 어가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오징어 활어 경우 2마리가 1만 원으로 종전보다 2배 이상, 도다리 등 자연산 횟감도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올랐지만 구하기가 쉽잖다.

고등어도 1월 초 마리당 2천500원 안팎이던 것이 4천 원 선으로, 5천 원짜리는 8천 원까지 올라 주부들의 발길을 무겁게 하고 있다.

강구수협은 "이달도 현재 예보로 볼 때 기상 전망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예년에 볼 수 없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사정은 포항과 울진지역 어민들도 마찬가지.

지난 2월 포항의 경우 설연휴와 잦은 기상악화로 실제 조업일수가 10일 정도에 불과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5일 내린 눈을 포함해 풍랑주의보 등으로 하루걸러 조업하는 등 조업 부진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기상 관측 이후 최대의 폭설이 내리면서 700여 척의 어선들이 발이 묶여 적잖은 어업 손실을 봤다.

어민들은 눈 오는 날, 비 오는 날 등 기상악화로 이달 들어 조업에 차질을 빚은 날만도 20여 일이나 된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요즘은 대게 철이라, 없어서 못 팔 지경인데도 출어를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어민 고경식(60·울진군 후포면)씨는"요즘 같으면 아무리 못 잡아도 하루 20~30만 원어치는 잡아오는데 며칠 발이 묶이면서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il.com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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