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씨 뿌려 지금 한창 출하 중인데…, 이게 웬 날벼락입니까" 영덕군 영해면 연평리 시금치 비닐하우스가 5일 내린 폭설로 쑥대밭이 됐다. 58 농가가 시설한 시금치 하우스 21.4ha 중 90%가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폭삭 무너져 내린 것.
특히 연평리 농민들은 지금까지 눈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던 탓에 하우스를 개별로 만든 것이 아니라 연동식으로 시설, 피해가 더욱 컸다. 자신의 피해액만 대략 2억 원이 넘는다는 김진락(48)씨는 "마을 전체로는 20여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애써 담담해 했다.
연평리 주민들은 5일 오전 7시를 전후 눈이 쏟아지자 모두들 나와 하우스 비닐을 칼로 잘라내는 등 안간힘을 쏟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워낙 눈이 많이 내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던 것. 기상대는 이날 연평리 적설량을 67cm라고 발표했으나 농민들은 "1m 이상은 된다"면서 이런 폭설은 처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6일 하루종일 현장을 둘러본 후 삼삼오오 모인 연평리 주민들은 올 농사는 어차피 망쳤고, 앞으로도 살길이 막막하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모두들 농협대출에다 융자를 받아 겨우 유지하는 판에 이번 날벼락은 엎친 데 덮친 격인 것. 김진락씨는 "자력으로는 도저히 일어설 수가 없는 상태"라면서 "재해지역으로 선포, 지원이라도 해주면 가능할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연평리의 주소득원은 시금치 등 비닐하우스에서 나오는 농산물로 연간 15억 원어치가 생산되고 있다. 해안과 인접한 탓에 항상 동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성장, 그동안 서울 농산물시장에서 한 금 더 받았다. 그만큼 우수성이 입증된 셈. 한 주민은 "7일부터 고위공직자들이 폭설 현장에 내려온다고 하는데 그냥 면피성으로 한 번 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제발 대책을 안고 오면 좋겠다"라며 지금은 하도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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