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주의 스크랩-충의사 현판 철거

3'1절 아침, 윤봉길(尹奉吉'1902-1932) 의사의 사당인 충의사(忠義祠)에 걸려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현판이 무단 철거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장을 역임했던 양모(46)씨가 현판을 떼어낸 뒤 세 조각으로 부순 것. 이 사건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지난 1월 광화문 현판 교체 논란 이후 잠잠해졌던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기회에 전국에 걸려있는 박 대통령이 쓴 현판을 철거, 과거의 그릇된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도 우리의 역사 중 일부이며,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고 해서 문화재를 함부로 훼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단 예산군청에서는 "보관 중인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재차 복원하는 방법과 역사적 의미가 있는 다른 서체를 이용하는 방안 등을 여러모로 검토 중"이라며 "최종 결정은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난 1월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교체 방침을 밝힌 광화문 현판 외에 전국 28곳에 34개의 박정희 대통령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매일신문에서는 지난 2일 파손 소식과 함께 '야고부' 등의 칼럼을 통해 현판 파손의 의미 등을 되짚었다.

◆문제제기

1. 대구지역에도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는 곳이 있다. 신문을 통해 이곳은 어디인지 찾아보고 어떤 의미를 지닌 문화유적지인지 알아보자.

2. 역사적 자료나 문화재가 원 상태를 보존하기 힘든 경우에 놓였을 때는 복원작업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훼손이 심각하더라도 더 이상의 훼손을 막는 현상유지를 위한 복원을 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예 새롭게 단장하는 작업이 되기도 한다. 문화재 복원에 대한 견해를 부모님과 토론해 보자.

◆참고자료

△광화문 현판

광화문은 조선조 1395년에 세워졌다가 임진왜란 때 소실, 1865년 대원군 시절에 다시 복원됐다. 복원 당시 광화문 현판은 서화가 정학교가 썼으나 한국전쟁 때 건물과 함께 불타 없어진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 걸려있는 현판은 박정희 대통령이 쓴 한글 친필이다.

지난 1월 24일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광화문 현판 교체 방침을 발표했다. 유 청장은 "현재 현판은 경복궁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원래 한자 현판과 달리 글씨 방향도 거꾸로 돼 있다"라며 "역대 임금의 어필(御筆)에서 정조 왕의 글씨를 골라 집자(集字)하는 방식으로 현판을 새로 만드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화재청의 방침에 대해서도 논란이 거세다. 박정희 대통령의 평가를 둘러싼 논란 외에도 한글이냐 한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 한글학회와 한국어정보학회,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등의 단체들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 유물에 한자로 된 현판보다는 한글 현판이 훨씬 더 적합하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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