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에서 영원히 잠든 동료의 시신을 찾으려 계명대산악회와 전국 산악인들로 꾸려진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선발대가 7일 오후 네팔로 떠났다.
지난해 5월 '계명대 개교 5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팀원으로 참가했다. 돌아오지 못한 박무택 등반대장, 그리고 장민·백준호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당시 박씨는 정상을 밟았지만 설맹(雪盲)으로 앞을 보지 못한 채 깎아지른 설벽에서 홀로 싸우다 식어갔고 장민씨는 선배 박씨가 '너는 살아야 한다'며 등을 떼밀어 내려가던 중 사라졌다. 백준호씨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는 후배들을 구하기 위해 사지로 올라갔다 두 동료와 함께 에베레스트의 품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에베레스트의 차디 찬 눈 속에 외로이 잠든 동료 선후배들을 고향으로 꼭 데려올 겁니다." 휴먼원정대의 표정은 결연했다. 이번 원정대는 계명대산악회 손칠규(53)·박근영(39)·전경원(32)·김인환(29)·김동민(24) 대원을 비롯해 히말라야 8천m급 14좌를 모두 오른 산악인 엄홍길(45)씨 등 10명의 등반대원과 의료진 등 20명으로 꾸려졌다. 전경원 대원을 비롯한 선발대는 등반준비를 위해 7일 출발했고 본진은 14일 네팔로 떠난다.
김인환 대원은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지만, 꼭 동료들을 데려와 고향과 산악인의 가슴에 정중히 묻겠다"고 각오를 내보였다. 원정대는 만반의 준비를 해 왔다. 지난 1월부터 한라산, 팔공산 등지에서 시신운구와 장비를 다루는 강훈련을 해왔다.
등반대장인 엄씨와 박무택 대원은 히말라야에서 죽음도 막지 못할 우정을 나눈 사이. 2000년 칸첸중가에서 10시간 동안 서로 로프에 몸을 묶고 사투를 벌인 끝에 결국 정상을 정복하는 등 히말라야 8천m급만 4차례나 같이 올랐다.
섣부르게 원정성공을 장담할 수가 없다. 박씨의 시신이 놓인 곳이 해발 8천750m의 암벽 구간이어서 시신을 끌어 올리는 작업이 간단치 않다. 더욱이 백씨와 장씨의 시신은 위치확인도 되지 않아 8천450m로 여겨지는 실종 추정지역을 직접 수색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4월 중순까지 7천m 지점에 오르며 고소적응 훈련을 할 계획인 원정대는 5월 중순까지 시신수습을 한 뒤 5천m 높이의 베이스 캠프에서 위령제를 지낸다. 시신을 수습하면 장례는 유가족과 협의할 예정이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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