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통사고 확 줄입시다-(5)어린이 교통안전 빨간불

며칠 전 주부 장모(41·수성구 만촌동)씨는 모처럼 초등생 딸(8)의 하굣길 마중을 갔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 학교 앞 이면도로가 학생들을 태우러 온 학원차량, 자가용으로 뒤죽박죽이었고, 아래쪽 인도에 꽉 세워진 불법 주차차량 사이로 아이들이 불쑥 튀어나오고 있었 지나가는 차량들도 속도를 늦추는 대신 요란한 경적만 울려댔다.

장씨는 "길 건너편에서 친구가 부르면 갑자기 뛰어가다 차가 급정거하는 아찔한 경우도 여러 번이었다"며 "매일 등하굣길에 바래다 줄 수도 없는데…."라며 혀를 찼다.

'교통 약자'인 어린이들에 대한 교통사고 예방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어린이 교통사고 다발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어 더욱 그렇다.

지난 200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14세 이하 어린이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5.8명으로 27개 회원국 중 가장 많았 어린이 피해자는 보행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특히 초등학교 1학년생의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프키즈코리아 허억 사무총장은 "보행 중에 사망률이 높은 것은 7세까지 눈에 익숙한 집 주변에 놀다가 입학하면서 낯선 통학로를 다녀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린이들의 경우 주변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해 갑작스레 차도로 뛰어들거나 인도에서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은데 운전자들이 일반 도로와 똑같이 학교 앞을 달린다는 것. 때문에 스쿨존(School Zone)내의 강력한 교통단속과 함께 학교 및 가정의 교통안전교육이 절실하다.

스쿨존은 초등학교, 유치원 정문을 기준으로 한 반경 300m내 구역. 이곳에선 차량 속도가 30km 이내로 제한된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스쿨존내 법규 위반건수는 2002년 8만6천838건, 2003년 10만7천114건으로 꾸준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2004년 어린이 교통사고는 전년에 비해 11%(913건->813건), 사망자는 18.2%(11명-9명) 감소했다"며 "그러나 스쿨존 내의 불법 주·정차 및 과속은 여전히 골칫거리여서 3월 한 달 동안 대구지역 스쿨존 344곳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녹색어머니회 수성지회 한효숙 회장은 "가정에서도 어린이들이 신호등에 녹색불이 들어오더라도 주위를 한번 살핀 뒤 건너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했다.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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