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좋고 물 맑은 가창면 우록리의 호젓한 산자락에 들어앉은 박정숙(56)씨의 집. 고시원생들이 청운의 꿈을 키우던 곳으로 유명한 유미산의 500m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최정산이 한눈에 바라다보이고 뒤로는 유미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집주위로 삼림욕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울창한 숲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으며 싱그러운 솔향기를 내뿜는 산책로와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야생화가 아름답다.
도심에서 불과 30분 거리이지만 심심유곡, 별천지에 도착한 느낌이다.
임수나 전원, 농촌형이 아닌 전원주택으로서는 보기드문 임산형. 산악의 수려한 계곡이나 전망이 양호한 구릉지역에 입지한 전원주택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조용하고 쾌적하다. 한마디로 숲속에 안긴 듯한 자연 그대로의 느낌이랄까.
거대한 여객선처럼 생긴 모습이 생뚱맞다. 하지만 건물 전면의 갑판모양의 널찍한 테라스에 서면 아득하게 펼쳐진 산자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주인은 청정지역에 있는 주택이라 자고 일어나면 머릿속이 말끔히 씻겨나간 듯이 개운해진다고 한다. 현관을 통해 2층으로 바로 오르는 특이한 설계와 통로를 통해 욕실과 다용도실, 주방(식당)을 거쳐 정원과 같은 높이의 큰 거실이 배치, 전원을 만끽하며 살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땅과 가까이 하기 위해 거실바닥을 30cm정도 낮춰 지었다. 10여평이 조금 넘는 거실안은 동굴 속처럼 오붓하고 아늑하다못해 비밀스럽기까지 하다.
침실에서 바라본 마당풍경이 일품이다. 소나무가 그림처럼 서 있고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고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인은 화창한 봄날 만개한 꽃들이 달빛에 반짝이는 모습을 감상하느라 밤잠을 설친 적도 많다고 자랑한다. 나무가 많은 지역이라 나무를 떼는 침실을 따로 만들어 놓은 것도 특이하다.
2층입구에는 동남향에 위치한 차실이 마련돼 있다. 파노라마 형의 창문에 최정산이 보이고 발아래 펼쳐진 풍경이 손에 잡힐 듯하다. 깔끔한 화이트톤의 내부 인테리어와 테라스 바깥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이 휴식 그 자체.
건물 뒤편 농장으로 가는 길을 따라 가보면 80여평되는 텃밭이 숨겨져 있다. 고추, 오이, 토마토를 직접 재배하는 곳이다.
넓은 뜰에는 30여그루의 소나무가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주인이 도심에서 매연 등으로 고통스러워 하던 소나무를 다시 자연으로 옮겨 심은 것. 약도 주고 가지치기도 새로하는 등 자식키우듯 그렇게 정성을 들였단다.
해발이 높은 지역이라 홍단풍을 심어 놓고 한켠에는 미니 과수원을 마련했다. 또 어린아이를 위한 잔디밭과 연못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연못 안에는 주인이 강에서 직접 낚아온 다양한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손수 매실, 자두, 호두, 살구, 벗지, 앵두, 석류, 모과 등을 심었다. 단 약을 많이 하는 사과와 마을에 많이 있는 감나무는 심지 않았다. 과일에 병을 일으키는 향나무도 심지 않았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꽃과 나무가 유난히 건강해 보인다. 노루, 너구리, 다람쥐, 뀡, 까치 등 야생동물들도 제집 드나들 듯이 드나든다. 봄날처럼 따뜻한고 화사한 집이다.
사진=박순국 편집위원 tokyo@imaeil.com
★정용의 500자평
대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전원주택지로는 달성군 가창이라고 본다. 그런데 가창은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원칙적으로는 취락지역에 기존의 주택이 있는 것에 한해서 증·개축이 가능한 정도다.
가창이면서도 개발제한구역에서 벗어난 삼산리, 우록리 등은 상대적으로 개발이 자유스러워 전원주택뿐 아니라 다른 용도에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우록리 중에도 (구)백록분교 주변에는 20년 전에는 고시원으로 성황이 이룬 적이 있는데 이곳이 요사이 전원주택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최정산 남쪽에 산을 베고 누운 넓은 골짝이인 이곳은 대구도심과의 거리도 가까워 대구생활권이면서 온도차이가 4~5°가 날 정도의 기후조건이 있는 청정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지역에 박정숙씨는 아주 일찍이 들어와서 집터를 잡았다. 다락밭에 흙덩이, 바위덩이가 쌓여 쓸모없는 땅에 오빠의 도움과 남편의 정성이 모여 오늘의 멋스러운 집이 태어났다.
"시골에 무슨 재미로 사느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도 처음에는 일주일에 6일은 시내에 나갔는데 6일이 5일이 되고 4일이 되고 지금은 하루정도 나갈 정도입니다. 고추, 오이, 토마토도 키우고 시골 생활이 너무 좋습니다."
봄이 되면 뒤뜰의 100평 농장을 만들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전원에 사는 사람들은 계절의 변화에 삶을 맞추면서 아름답고 건강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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